'부실 급식' 폭로하자 병사들한테 "왜 피곤한 일 만드냐"며 취사장 대청소시킨 12사단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기다리다 미쳐'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왜 피곤한 일을 만드냐"


부실 급식을 폭로한 병사가 속한 부대 간부들이 군 감찰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병사들을 취사장 청소에 동원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지난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 12사단의 현재 상황이라는 내용의 제보가 올라왔다.


앞서 지난 20일 자신을 12사단 모 부대의 용사라고 밝힌 제보자는 해당 부대의 식단 사진을 공개했다. 탄약고 경계 근무를 끝내고 왔더니 반찬이 모두 떨어졌다며 병사에게 제공한 식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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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Facebook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식판에는 밥 조금과 김 두세 장, 런천미트 한 조각이 담겨 있다. 한눈에도 부실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심지어 이날 나온 런천미트는 다른 날 메뉴에 사용될 런천미트의 일부였다고 한다.


이후 22일 올라온 추가 폭로글에서 같은 대대에서 복무 중인 용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보자 A씨는 부대의 이후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글을 올린 사람은 당일 누군지 확인됐고 대대에서 대책 회의가 열렸다"며 "다음날 대대 모든 인원이 취사장에 집합했다"고 밝혔다.


대대장은 병사들이 집합한 자리에서 첫 폭로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시켜줬다고 한다. 새우 볶음밥이 나오지 않은 건 훈련 날이라 전투식량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


또 빵과 돈가스의 양이 부족했던 이유는 마지막으로 부식수령을 가서 남은 것을 다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고기에 당면만 있던 건 배식 양 조절의 실패라고 설명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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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대대장이) 어차피 대대에서 처리할 텐데 왜 글을 올려서 피곤하게 만드냐"라면서 "육군 본부 등에서 감찰 오면 너희가 해야 하는데 왜 피곤한 일을 만드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을 올린 용사는 사이버보안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예정이며 감찰이 오기 전 대대 용사들 모두가 개인 정비 시간(21일 18시 30~19시 40분)에 취사장 청소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감찰이 올 거면 불시에 와서 대대의 본질적인 모습을 봐야 할 텐데 저희 용사들이 이미 고생한 뒤 부대의 괜찮은 모습만 보일 생각을 하니 벌써 답답하고 막막하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한편 병사들의 부실한 식사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격리된 병사들에게 제공된 부실한 군 식단이 이슈화됐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양질의 의식주 보장은 가장 기초적인 장병 기본권 문제로 국방의 의무를 대하는 국가의 태도와 직결된다"고 강조하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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