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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포탄에 맞아 손가락 잘렸는데 끝까지 총 안 놓은 연평해전 용사의 '왼손'

2002년 연평도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 끝까지 총을 놓지 않았던 권기형 상병의 손이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사이트Facebook '제2연평해전전사자추모본부'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한국인 모두가 '한일 월드컵'의 열기에 젖어있었던 2002년,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장병들이 있었다.


당시 북한 함정의 무력 도발로 6명의 청년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고 1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그때 권기형 (당시) 상병은 왼쪽 손가락이 모두 절단된 상태에서 한 손으로 탄창을 갈아 끼우며 사격을 멈추지 않고 대응했다.


전투의 상흔이 담긴 권 상병의 손은 19년이 흐른 지금, 한 화가에 의해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사이트실제 권기형 씨의 왼손 사진 / Facebook 'admkimhs'


인사이트김기환 화가가 그린 권기형 씨의 왼손 그림 / 칠곡군


지난달 25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역 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환(52) 서양화가가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을 입은 당시 권씨의 왼손을 유화로 표현해 군에 전달했다. 작품 제목은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다.


사진에는 다섯 손가락이 이리저리 뒤틀리고 엄지와 검지 사이에는 선명한 수술 자국이 보이는 권 상병의 왼손이 찍혀 있었다.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함정의 기관포탄에 K-2 총열 덮개와 함께 왼손 손가락이 통째로 날아갔지만 개머리판을 겨드랑이에 지지해 탄창 4개를 한 손으로 교환하면서 응사했다.


자신도 심각한 부상임에도 다른 부상 동료들을 챙기며 끝까지 전투에 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연평해전'


권씨는 총탄으로 으스러진 손마디에 골반 뼈를 이식하고 손목의 살로 복원했지만 손가락은 아직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지금도 진통제가 없으면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한다.


작가인 김씨는 지난해 6월 22일 칠곡군이 6·25 전쟁 70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호국 영웅 초청 행사에서 권씨와 그의 손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후 그는 올해 서해수호의 날에 맞춰 권씨를 위한 그림을 선물하기로 했다.


김씨가 그린 그림에는 단순히 권씨의 손 모습만 담긴 게 아니었다. 그 그림에는 손가락이 잘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군에 맞서 싸웠던 권씨의 투지와 애국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