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트위터에 'ㄷㅂㅈㅅ' 초성이 올라오자 경찰이 긴급 내사에 착수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이승환 기자, 이상학 기자 = 극단선택 모의·유도 글이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 속속 올라오자 경찰이 본격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뉴스1>은 앞서 자살예방 기획 '극단선택 끝내자'를 통해 트위터상 극단선택 모의·유도 글이 사실상 방치된 채 게시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마지막 길 함께하실 분"…'극단선택' 모의 이뤄지는 SNS)


16일 경찰에 따르면 대전경찰청과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경찰청의 지시를 받아 트위터에 극단선택 모의 글들이 게시된 정황을 내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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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수사 개시 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내사' 단계라 경찰은 말을 아꼈으나 극단선택 모의·유도 글이 게시된 경위와 실제로 극단선택이 이뤄졌는지를 집중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사이버상 극단선택 유도 또는 모의글에는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뉴스1> 취재 결과, 트위터에서는 규제에 걸릴 수 있는 직접적인 검색어 대신 자음만 쓰는 방식으로 극단선택을 모의하거나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살'의 자음만 쓴 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식이다.


예컨대 한 누리꾼은 "ㄷㅂㅈㅅ 수도권 중에 준비물, 장소 있으신 분 연락주세요. 저도 낄게요"라는 글을 올려 극단선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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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ㅂㅈㅅ 되도록 빨리 가고 싶네요' 'ㄷㅂㅈㅅ 확고합니다, 메시지 주세요' 등의 게시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검색 한 번으로 극단선택 동반자를 구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극단선택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두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혼자서는 두려움을 갖지만 모르는 사람이 함께하자고 하면서 방법을 알려주면 심리적 위안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런 생각을 너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함께'라는 점을 강조해 행동으로 이끄는 것"이라며 "스스로 정당화해 자살이 힘든 삶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7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자살예방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온라인상 극단선택 유발 정보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가 마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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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극단선택 유발정보란 △극단선택 동반자 모집정보 △극단선택 관련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정보 △극단선택을 실행하거나 유도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 사진, 동영상 △극단선택 위한 물건 판매 또는 활용 정보 △명백히 극단선택 유발을 목적으로 한 정보다.


SNS에 올라온 극단선택 모의 글은 '극단선택 동반자 모집 정보'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많다.


극단선택 유발정보를 유통해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니터링, 삭제차단, 교육, 수사, 피해자 보호조치 과정에서 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트위터 극단선택 모의·유도글에 종합적·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