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방송해야 한다며 배구 생중계 '막판 1점' 남기고 끊은 KBS

KBS 중계방송 캡처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스포츠 관람의 백미는 승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장면이다.

때문에 많은 스포츠 팬들은 경기 중계 내내 TV 앞을 뜨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그런데 승패를 가르는 마지막 한 점을 앞두고 방송사가 중계를 뚝 끊어 버린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이는 놀랍게도 지난 7일 KBS의 프로배구 여자부 중계방송을 시청하던 팬들이 겪은 실제 상황이다.

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KBS 중계방송 캡처 

이날 KBS 2TV는 오후 1시 10분부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IBK 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3위 결정전을 생중계했다.

당초 경기는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KBS가 생중계하기로 하면서 경기 시간이 3시간가량 앞당겨졌다.

봄 배구 티켓을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3위 결정전인 만큼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두 팀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경기 종료까지 단 1점을 남겨 둔 순간, KBS는 돌연 중계를 중단했다. 

KBS 여의도 신관 / 사진 =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방송 하단에는 "정규 방송 관계로 중계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이후 경기는 myK(실시간 방송 시청이 가능한 KBS 자체 앱)를 통해 계속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됐다.

손에 땀을 쥐어가며 경기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심지어 중계가 중단된 뒤 방영된 프로그램은 주말 드라마 재방송이었다.

이에 분노한 시청자들은 "정말 급한 뉴스 속보도 아니고 드라마 재방 때문에 중계를 끊다니 어이가 없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다", 이런 악행을 저지르고도 수신료 올릴 생각을 하느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도로공사가 중계 중단 1분여 후 5세트를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2-3으로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