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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DM만 주고받은 여성에게 '580만원' 로맨스피싱 당한 남자가 사기당한 과정

사랑에 눈이 멀어(?) 로맨스 피싱을 당한 남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사랑에 눈이 멀어(?) 로맨스 피싱을 당한 남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로맨스 피싱 당한 제 자신이 너무 창피해요'라는 사연을 가진 남성이 등장했다.


경비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남성 관수씨의 취미는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다. 그는 오토바이 관련 사진을 SNS에 자주 올리는 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온 영어로 된 DM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HI"라는 단순한 말로 시작된 인연은 번역기를 통한 대화로 이어졌다. 먼저 말을 건 여성은 자신을 26살의 한국계 미군이라고 소개했다.


처음에 관수씨는 그녀를 SNS 대화 친구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2~3일 뒤 그녀가 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녀는 자신이 예멘에 주둔하는 미군인데, 거기서 대량 살상 무기와 현금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와 현금 일부를 부대원끼리 공유하기로 했다고 전하며, 자신의 몫이 50만불(한화 약 5억 5천만 원) 정도라고 허풍을 떨었다.


이후 그녀는 관수씨에게 자신의 부모님이 911 테러로 죽었고, 연고가 없어 만약 한국 간다면 자신의 후견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적십자 소속의 한국인에게 자신의 짐과 돈을 모두 보낼 테니, 그 짐을 받아달라고, 그렇게 하면 자신이 한국으로 오겠다고까지 말했다.


부상당해 한국에 돌아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그러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관수씨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관수씨가 주소를 보내자마자 화물회사에서 물건이 온다며 화물비 580만원을 입금하라는 전언을 보내왔다.


그녀는 먼저 돈을 내주면 한국에 입국해 돌려주겠다고 관수씨를 유혹했다. 물론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끈질긴 부탁과 회유에 관수씨는 그녀를 믿고 농협 계좌로 돈을 보냈다.


인사이트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이 모든 게 로맨스 스캠, 사기인 걸 알아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인터넷에 '미군 여군' 등을 검색해본 그는, 자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뜯긴 남성들의 사연을 보게 된다.


이 모든 게 불과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벌어진 일. 그는 돈을 잃었다는 슬픔보다 자신의 바보 같은 모습에 쇼크를 받아 병원에 몸 져 눕기까지 했었다.


마지막 연애가 10년도 넘었다는 그에게 보살들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슬펐다"며 "사무쳤던 외로움이 관수씨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슬픔을 털어냈다는 관수씨는 "비슷한 일을 당한 이들은 하소연을 할 데가 없다"며, "우울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너무 마음 쓰지 말고 털어버리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출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