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롱패딩 껴 즉사한 20대 여성 사고를 본 '전직 버스기사'가 폭로한 '근무환경' 실태

인사이트19일 버스 뒷문에 롱패딩 소매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여성 / YouTube '채널A 뉴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퇴근 후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버스에서 하차하며 뒷문에 롱패딩 소매가 끼인 여성은 20m 거리를 끌려가다 그 자리에서 끝내 사망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인근의 버스정류장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사고 이후 경찰은 버스기사의 부주의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헤어디자이너를 꿈꾼 20대 여성이 매일 타는 버스 문에 끼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일부에서는 20m나 이동할 동안 백미러를 보지 않은 버스기사의 부주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버스기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과거에 버스기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누리꾼 A씨는 "버스기사는 미친X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버스기사의 근무 환경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다.


그는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버스기사의 안전 부주의 이면에는 고강도의 업무가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체력이 안돼 버스 운전을 그만뒀다는 A씨는 "사 측에서 1시간 걸릴 코스를 50분에 돌라고 시킨다. 대형 차의 과속은 승용차 과속하고 차원이 달라 체력 소모가 어마어마하다. 휴게시간을 법으로 정해야 할 정도로 처우가 개판이지만 누가 단속이나 하겠느냐"라고 호소했다.


근로기준법도 일일이 개별 단속을 하지 않듯이 휴게시간이 지켜지는지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인사이트사고 당시 CCTV 영상 / Naver TV 'JTBC뉴스'


이어 (고발하고 싶어도) 잘릴 각오하고 고발해야 한다. 그럼 이제 그 지역 버스회사는 취직 불가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불어 "앞차가 빨리 가면 뒷차도 따라가야 하고, 배차간격 민원이 들어오면 기사만 갈굼을 당한다", "격일 근무를 할 경우 3일 연속하는 경우도 있는데 3일째 밤은 좀비 상태다. 운전할 때 내가 운전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라는 후기도 덧붙였다.


버스기사들이 시간에 압박을 받으며 휴식시간도 지키지 못한 채 일하다 보니 시야가 좁아져, 여성이 현장에서 즉사하는 이 같은 사고가 벌어졌을 수 있다는 추측이었다.


 A씨의 글에 누리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결국 버스기사가 이런 근무환경인 게 승객들이 급해서 그런 거다", "툭하면 민원 보내니 다급하게 할 수밖에 없을 듯", "빨리는가야하고 쉬지도 못하고... 근무 환경 개선 안 하면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 아니냐", "버스회사 자체에서 급하게 운전하고 하차 승객 안 보고 가게끔 종용한다기엔 비약이 있는 듯", "그래도 내리고 탈 때 승객 보는 건 기본 아니냐. 변명이 안된다" 등의 반응도 존재했다.


한편, 지난 19일 일어난 사고 당시 운전자였던 버스기사는 뒷문 감지기가 울리지 않았으며, 승객이 내리는 모습만 보고 출발했다고 진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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