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주성호 기자 =지난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49재(齋)'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직계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12일 서울의 천년고찰 진관사에서 엄수됐다.
고인이 사망한 날로부터 49일에 걸쳐 7번의 재를 지내는 불교식 전통에 맞춰 이날을 끝으로 이건희 회장에 대한 제례는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50분쯤 자신의 아들, 딸과 함께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 도착했다. 지난 10월 25일 이 회장 별세 당시 장례식장에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타고 등장했던 이 부회장은 이날도 팰리세이드를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차량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검은색 코트와 빨간 목도리를 두른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사찰 관계자와 합장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서 7시 54분쯤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카니발 차량에서 내렸다. 홍 전 관장은 불교 전통에 맞춰 흰색 상복을 갖춰 입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남편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검은색 벤츠 차량을 타고 8시 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 이사장, 김 사장 부부의 네 자녀들도 카니발 차량에 함께 타고 이동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아들과 함께 렉서스 차량을 이용해 오전 8시 10분쯤 현장에 내렸다.
홍 전 관장을 비롯해 이 사장, 이 이사장은 흰색 상복을 갖춰 입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해 49재에 참석한 삼성 오너가 직계가족 전원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대한불교 조계종을 대표해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49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8시쯤 진관사에 도착했다.
오전 8시반쯤 시작된 49재는 약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 홍 전 관장을 비롯해 7명의 손주까지 총 12명만 참석한 것이다.
앞서 지난 10월말 열렸던 장례식과 영결식 등에 참석했던 삼성그룹 전·현직 사장단 등 임직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49재는 사람이 죽은 후 7일 간격으로 7번에 걸쳐 재를 지내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불교식 제례의식이다. 7일마다 불경을 읽고 부처님께 공양하는 의식을 통해 세상을 떠난 이의 명복을 비는 것이다.
불교 전통에 맞춰 고인이 극락왕생하길 바라는 것으로 이날을 끝으로 이 회장에 대한 제례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랜 기간 지냈다가 지난 10월 25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40대 시절이던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삼성을 반도체·스마트폰·TV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꼽힌다.
취임 당시 10조원 수준이었던 삼성그룹 매출은 2018년 기준 386조원으로 39배 가량 늘었고 시가총액도 1조원에서 400조원을 훌쩍 넘길 만큼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