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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임대해 준 불법 '개농장'에서 29년째 강아지들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롯데 창업주 일가가 소유한 부지에서 개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CAREanimalKorea'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차디찬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볏짚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강아지들.


좁은 울타리에 갇혀 지내는 터라 제대로 뛰거나 걸어본 적이 없어 녀석들은 몸을 항상 구부정하게 하고 다닌다.


아이들은 바람막이 하나 없는 철장에서 따뜻한 끼니도 먹지 못하고, 가족의 사랑을 평생 느껴본 적이 없다.


인천광역시 계양구 목상동 산 37번지. 이곳 계양산 개 농장에서 겨우 구조된, 갈 곳 없는 강아지 192마리의 이야기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사이트Facebook 'CAREanimalKorea'


지난달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목장개살리기시민모임에서 돌보고 있는 계양산 시민보호소 개들에 대해 과태료부과와 형사고발을 막아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계양산 시민보호소 개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계양산 시민보호소를 유기동물시설로 유권해석해 보호소 개들이 입양 갈 때까지 계양구청의 과태료 부과와 형사고발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현재 개 농장 시설을 관리하는 동물보호단체 케어,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도 대부분의 개가 위태로운 상태다. 계양구청에서는 개 구조를 위한 임시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 선포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lotte250dogs'


개들이 비바람이라도 피했으면 좋겠는 마음에 케어 측은 천막을 쳤지만, 개발제한구역에 설치된 불법 시설물로 간주돼 과태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원인 A씨를 비롯한 케어 활동가, 자원봉사자들은 지자체와 롯데가 책임지고 구조에 나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인이 불분명한 동물을 보호하고 있는데 동물보호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법으로 규정하는 계양구청, 구조 약속을 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도 감감무소식인 롯데가 유연한 대처를 보였으면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8년부터 소유하던 땅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이곳은 1992년부터 한 부부가 임대해 불법으로 개 농장을 운영해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lotte250dogs'


개발제한구역에서 20년 넘게 불법으로 개 농장을 해오던 부부는 구청으로부터 철거 압박이 들어오자 농장을 없애는 과정에서 300여 마리의 개들을 죽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 케어와 시민들, 복지가는 강아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 어려운 보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지난 7월에야 "개들을 직접 사들여 보호하고 사료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 창업주 일가의 개인 소유 재산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총수 일가 소유 부지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졌음에도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묻혀가던 '계양산 개 농장 사건'은 롯데마트에서 안내견을 출입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며 재조명됐다.


A씨는 "개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간절히 소망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오는 18일 마감된다. 현재(오후 5시 기준) 10,88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