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40여 년 전 길을 잃어 부모와 이별한 40대 지적장애 여성이 DNA 대조 끝에 극적으로 아버지를 찾게 됐다.
24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3일 정모(71)씨가 경찰서로 찾아와 "어릴 때 잃어버린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미국에 이민 간 정씨는 국내에 일시 방문해 순천의 사촌 여동생 집에 머물다가 순천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는 1974년 3월 서울 거주 당시 8살이던 지적장애 딸이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아 생이별했다.
3년여간 수소문에도 딸을 찾지 못한 정씨는 딸의 사망신고까지 하는 아픔을 겪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씨의 구강 세포에서 DNA를 채취해 실종아동 전문기관에 유사한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의뢰했다.
두 달여 후 실종아동 전문기관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정씨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DNA 검체가 더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카락과 손톱을 국제우편으로 다시 보냈다.
확인 결과 충북 음성 꽃동네에 있는 정모(49·여)씨의 유전자와 들어맞았다. 딸 정씨는 그동안 지적장애 시설에서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유전자 대조 결과를 통보하고 실종아동 전문기관과 함께 부녀간 상봉을 주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 등 과정에서 2009년 딸의 유전자가 등록돼 아버지의 유전자와 비교할 수 있었다"며 "그동안 아픔은 당사자가 아닌 이상 헤아릴 수 없겠지만 이제라도 서로 만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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