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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아기 안고 22층서 계단으로 단 '2분'만에 건물 탈출한 막내 소방관

그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30초에서 2분 사이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어떻게든 아기를 무사히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8일 밤 울산 남구에서 33층짜리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다.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은 기적이 일어났다.


참사로 이어질뻔한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화재 발생 직후 소방서의 신속한 대응과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화마에 맞서 구조에 나선 소방관들의 감동 후일담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 막내 소방사의 후일담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울산 남부소방서 119 구조대 김근환 소방사 / 사진 제공 = 울산 남부소방서


울산 남부소방서 119구조대 이형우 팀장과 막내인 김근환 대원은 9일 새벽 1층부터 한 층, 한 층 주민 대피를 시키던 중 21층과 22층 사이 계단에서 갓난아기를 안고 내려오는 한 엄마를 발견했다.


아기는 연기를 계속 마셔 위급한 상태였고 맨발로 정신없이 뛰어 내려오던 엄마는 충격을 받은 듯 패닉 상태였다.


구조대 팀장은 막내 소방사에게 "얼른 아기부터 데리고 건물을 빠져나가라"라고 다급하게 소리쳤다.


아기를 건네받은 김 소방사는 아이를 안고 그대로 뛰었다. 산소통과 진화장비 등 20kg이 넘는 장비를 매단채 아기를 가슴에 품고 연기가 자욱한 계단을 한달음에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가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분 30초에서 2분 사이였다.


김 소방사는 무사히 아기를 구급대에 맡겼고 뒤따라 나온 아기 엄마가 울면서 아기를 찾는 것을 보고 구급대로 안내한 뒤 여분의 산소통을 짊어지고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김근환 소방사는 "빨리 나가 구급대에 인계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아이가 무사히 빠져나와서 다행이었다"라며 "평소 조카들을 안아 본 경험이 있어 아기를 안고 내려오는 데 조금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평소 울산 동구의 집에서 남부소방서까지 16km를 1시간 30분 동안 뛰어 출퇴근한다는 김 소방사는 특전사(13공수여단) 출신 임관 1년 차 소방관이다.


그는 "먼저 대피하던 주민들이 한쪽으로 길을 터 준 덕분에 빨리 나올 수 있었다"며 "주민들에게도 버텨준 아이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