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괴롭혔던 친구 칼로 찌른 고등학생을 '집유'로 석방해준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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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힌 친구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고등학생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30일 춘천지법 형사1부(김대성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18)군의 항소심에서 징역 장기 3년·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A군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A군은 7∼8년 전 초등학생 때 같은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자신을 괴롭혔던 B군을 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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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우린 친구였잖아!'

A군은 어릴 적 괴롭힘에 대해 사과를 받으려 지난 3월 B군 집을 찾아 "너, 나 기억하냐. 나한테 사과할 거 있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B군이 "무슨 일이냐"고 답할 뿐 기억하지 못하자, 화가 난 A군이 범행을 저질렀다.

A군은 흉기로 B군을 11차례 찔러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찌른 부위 대부분이 일반적인 급소며, 실제로 피해자는 폐가 찢어지고 심장 부근까지 상처를 입는 등 범행의 위험성이 매우 컸다"며 실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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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A군은 "형이 무겁다"며, 반대로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군이 괴롭힘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우울증 등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후 B군의 동생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점 등을 들어 A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합의 후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피고인이 5개월이 넘는 기간 수감생활을 통해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낮음' 수준으로 나타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