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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만에 '무죄' 선고 받자 '백발' 된 어머니 품에 안고 오열한 남성

미국에서 누명을 쓰고 37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해 온 남성이 무죄로 석방되자 백발의 노모를 품에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인사이트The Innocence Project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미국에서 강간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37년을 복역한 남성이 DNA 증거 분석 결과 무죄로 밝혀지며 석방됐다.


최근 뉴욕 타임스 등 다수 외신에는 한 남성이 감옥에서 출소한 후 백발이 된 노모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쏟는 사진과 함께 사연이 보도됐다.


사진 속 주인공인 로버트 두보이스(Robert DuBoise, 55)는 지난 1983년 바바라 그램스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바바라는 템파 몰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 괴한으로부터 강간과 구타를 당한 뒤 살해됐다. 당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로버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The Innocence Project


그로부터 37년 후인 지난달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힐즈보러 카운티 법원은 두보이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힐즈버러 카운티 크리스토퍼 내시 판사는 "이 법정은 37년 동안 당신을 실망시켰다"며 "유죄 판결과 종신형 선고뿐만 아니라 두보이스를 성범죄자 명부에서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두보이스가 무죄를 선고받은 결정적인 이유는 폭행 흔적 불일치와 DNA 분석 결과였다.


사건 당시 재판부가 시신에 남아있는 잇자국과 두보이스의 치열이 일치한다며 유죄 판결을 내린 배심원단의 의견과 검찰의 주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인사이트The Innocence Project


전문가는 재판에서 "(두보이스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쓰인) 피해자의 왼쪽 뺨에 있는 물린 자국을 증거로 신뢰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경찰도 두보이스의 치열과 바바라가 물린 자국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두보이스는 독방에 감금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면서도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마침내 두보이스는 감옥에서 풀려나 자유를 찾았다. 그는 37년을 기다려 자신을 마중 나온 어머니와 여동생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힐즈버러 카운티 앤드류 워런 검사도 "마침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았다. 오늘은 정의를 위한 중요한 날"이라며 "이는 피해자의 가족, 그리고 그녀를 죽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을 위한 정의"라고 말했다.


인사이트The Innocence Project


현장에 마련된 간이 기자회견장에서 두보이스는 "안도감에 압도됐다"며 "어떠한 괴로움도 남아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움과 괴로움을 간직하면 다른 모든 기쁨을 앗아갈 뿐이다"라며 담담한 모습으로 석방을 자축하기도 했다.


37년이라는 시간을 빼앗기고도 무죄가 입증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만큼이나 괴로워했을 노모를 꼭 껴안아 준 그의 모습에 숱한 누리꾼들이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번 판결은 워런이 다른 검사들과 협력해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재소자들을 석방하기 위해 추진한 비영리 법률 단체 '무죄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의 일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