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우리 정부가 '월북자'라 했던 실종 공무원, 북측 통지문엔 '월북' 내용 없었다 (전문)

우리 정부와 달리 북측은 A씨를 월북자가 아닌 불법 침입자로 명시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남측 공무원 A씨가 사살당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25일 북측은 "불법 침입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불상사"라고 설명하며 사건 과정 일체를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A씨가 월북을 시도했었다는 우리 군 당국의 판단과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청와대에서 공개한 북측에서 보내온 사건 관련 통지문에는 사건 경위가 비교적 상세히 설명돼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이 과정에서 북측은 A씨를 월북자가 아닌 불법 침입자로 명시했다.


앞서 전날 군 당국이 "북측이 실종자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과 대치되는 부분이다.


당시 군 당국은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실종 전 선상에 본인의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들어 A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인사이트조선중앙TV / 뉴스1


서욱 국방부장관 또한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 내부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그를 월북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의 통지문에는 A씨에게 월북 징후가 있었다는 내용이 전혀 담겨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은 공무원 피살과 관련해 북측이 보내온 통지문 전문이다.


『​​청와대 앞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령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사건 경위를 조사한 데 의하면 우리 측 해당 수역 경비 담당 군부대가 어로작업 중에 있던 우리 수산사업소 부업선으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 1명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였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 측 군인들이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군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쓰려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합니다.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 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우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 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상과 같습니다.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 침입자 단속과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와 근무를 강화하며, 단속 과정에 사소한 실수나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 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우리 측은 북남 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 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하여 귀측의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리해를 바랍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