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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죽인 범인 잡겠다며 초등학교 자퇴한 9살 소년이 17년 만에 성공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본 한 남성이 학교까지 그만두고 17년간 쫓은 끝에 범인을 잡은 이야기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사이트toutiao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어린 시절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아들이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학교까지 그만두고 17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범인을 쫓았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토우탸오'는 초등학교를 그만두고 17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추적한 끝에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을 잡은 남성 향명돈(29)의 이야기를 전했다.


향명돈의 아버지는 그가 9살이던 지난 2000년 가을, 이웃집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건의 발단은 아주 사소했다. 당시 중국 원난성 자오퉁시 진웅현에 살고 있던 향명돈은 이웃집의 장씨 아들과 함께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다 사소한 시비가 붙었다.


그가 계곡에 던진 돌로 물이 튀어 장씨의 아들 눈에 들어간 것이다. 계곡에서 모든 모습을 지켜보던 장씨와 그의 가족은 향명돈을 몹시 꾸짖었다.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아이들 간의 싸움이 어른들 간의 싸움으로 번지게 됐다.


말다툼을 하던 장씨는 홧김에 칼을 들고 향명돈의 집에 찾아왔다. 장씨는 흉기로 향명돈의 가족들을 위협했다. 그 과정에서 장씨를 제압하던 아버지가 칼에 찔리고 말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SKY 캐슬'


장씨는 향명돈의 아버지를 찌르고 그대로 달아났다. 향명돈의 아버지는 이웃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가족들은 경찰에 장씨를 신고했지만 다음 날이 되어서야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다. 이미 장씨는 마을을 떠난 뒤였다.


아버지가 죽은 뒤 등록금을 낼 돈이 없을 정도로 향명돈 집의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어머니는 아픈 몸을 이끌고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다른 가족들은 아버지를 죽게한 장씨를 잡기 위해 경찰서에 매일 방문했지만 경찰관들은 향명돈 아버지의 사건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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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어가던 그날의 장면을 잊지 못한 향명돈은 결국 자신이 직접 장씨를 잡기로 마음먹었다.


향명돈은 그 때부터 학업까지 포기한 채 전국을 누비며 장씨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가 장씨에게 칼에 찔릴 때 입고 있던 옷을 늘 품고 있었다.


장씨가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릴 때마다 그는 그곳을 향해 쫓아갔다. 그러는 동안 향명돈은 은행과 주변인들에게 8만 위안(한화 약 1,389만 원)의 빚까지 지게 됐지만 그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인사이트toutiao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17년, 푸젠성 난안시의 한 그릇 공장에서 장씨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몇 날 며칠을 그가 일하는 공장에서 잠복한 끝에 향명돈은 장씨를 자신의 손으로 붙잡을 수 있었다.


장씨는 향명돈의 아버지를 살해한 뒤 신분을 세탁하여 전국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지난 2018년 10월 원난성 인민 법원으로부터 고의적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향명돈의 이야기는 얼마 전 사건 발생 당시 허술한 수사를 펼쳤던 경찰관들을 처벌하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향명돈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날 내가 계곡에서 돌을 던지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에게서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종종 할 때가 있다"라고 밝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