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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모든 기억을 잃은 할머니가 '증손주'를 안은 순간 '자동 재생'한 노래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가 잠든 증손주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추억 속의 노래를 이어갔다.

인사이트YouTube 'Happily'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아흔의 할머니는 증손주를 안자마자 멜로디를 흥얼거렸다.


할머니가 새근새근 잠든 증손주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노래는 옛날 손주들에게 자주 불러주던 자장가였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브라질 매체 'Razões para Acreditar'에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할머니가 증손주를 위해 자장가를 불러주는 모습이 올라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올해 88살 마리아 과달루페 아길레라(Maria Guadalupe Aguilera) 할머니는 얼마 전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Happily'


알츠하이머를 앓는 다른 환자들이 그러하듯, 마리아 할머니는 가족들의 이름과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억과 기운을 모두 잃어가던 백발의 할머니가 증손자 올리버(Oliver)를 안았을 때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


할머니의 입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할머니가 과거 올리버의 엄마, 즉 손주들에게 불러줬던 자장가였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줄 알았던 할머니가 옛 추억이 담긴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할머니는 잠든 증손주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노래를 이어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Happily'


멕시코의 오래된 자장가이자 동요인 'El Chorrito'의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에 할머니의 목소리가 입혀지자 증손주는 더욱 달콤한 잠에 든 듯 평온한 표정이다.


올리버의 엄마이자 할머니의 손녀딸인 엘레나(Elena, 31)는 "할머니가 증손주를 안자마자 얼굴이 밝아졌다. 그리고 들려오는 익숙한 노랫소리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라며 당시 느꼈던 감동을 전했다.


가사 하나하나, 멜로디 한음한음 소중히 내뱉는 할머니의 여리지만 따뜻한 음색은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마음마저 관통하며 뭉클하게 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순간들은 하나씩 지우개로 지워가는 병에 걸렸지만 손주들에게 불러줬던 노래만큼은 절대 잊을 수 없었던 할머니. 할머니의 늙어간 뇌세포 자리엔 세월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진 사랑의 세포가 대신하고 있었다.  


YouTube 'Happ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