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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먹히면 '급똥' 마렵게 해 다친 곳 하나 없이 살아 나오는 '생존력甲' 딱정벌레

개구리가 꿀꺽 삼킨 딱정벌레가 6시간 동안 개구리 장 속을 지나 원래 모습 그대로 항문을 통해 탈출했다.

인사이트YouTube 'naturalist2008'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개구리가 꿀꺽 삼킨 먹잇감이 한참 지나 살아 나왔다. 그것도 삼키기 전 모습 그대로 엉덩이를 통해서 말이다. 


포식자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소화기관을 지나 배설물과 함께 그대로 탈출하는 딱정벌레의 슈퍼 생존력을 소개한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포식자의 장(腸)을 지나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탈출하는 곤충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와 그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고베대학 생물학자 스기우라 신지 교수는 논에 사는 수생 딱정벌레 '콩알물땡땡이'와 '참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를 대상으로 실험실 내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YouTube 'naturalist2008'


관찰 결과 개구리에게 먹힌 콩알물땡땡이의 93%가 6시간 이내 항문을 통해 살아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개구리가 재빠른 혀 놀림으로 벌레를 입에 집어넣었다. 강력한 생존력을 암시라도 하듯 한 차례 입 밖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콩알물땡땡이는 그대로 개구리 목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115분이 지난 후 개구리의 배변 활동을 4배속을 돌린 모습에서 충격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2시간 전 잡아먹힌 콩알물땡땡이가 개구리의 항문을 통해 그대로 살아 나온 것이다.


개구리는 이빨이 없어 먹이를 산 채로 삼켜 강력한 소화액과 장 등의 소화 시스템이 먹이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콩알물땡땡이 역시 몸길이 3.8~5.0㎜ 정도로 참개구리 성체가 쉽게 삼킬 수 있는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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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naturalist2008'


연구진은 참개구리가 삼킨 콩알물땡땡이가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배출된 뒤 물에서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탈출까지는 평균 6시간 정도가 걸렸다.


참개구리는 소화하지 못하는 먹이는 하루가 지난 뒤에 배설하는데, 콩알물땡땡이가 6시간 안에 항문으로 나왔다는 것은 장 속을 적극적으로 헤쳐 나오기 위해 개구리가 항문을 벌리도록 괄약근까지 자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콩알물땡땡이 다리에 왁스를 칠한 후 똑같은 실험을 했을 때는 개구리 소화기관에서 살아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스탠퍼드대학에서 개구리 소화기관을 연구해온 박사과정 대학원생 노라 모스코비츠는 "이는 콩알물땡땡이가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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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naturalist2008'


스기우라 교수는 콩알물땡땡이가 10cm 이상 되는 개구리의 장 속에서 다리를 이용해 기어 나오는 힘든 여정을 거쳐 항문으로 탈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먹잇감이 천적의 소화기관에서 배변 활동을 유도해 능동적으로 탈출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딱정벌레가 어떻게 개구리의 괄약근이 풀어지도록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콩알물땡땡이가 몸을 싸고 있는 외골격의 도움을 받아 개구리의 강력한 소화액을 무력화한다는 흥미로운 사실과 함께 작은 딱정벌레의 '슈퍼 생존력'이 알려졌다.


한편 청개구리를 비롯한 다른 네 종의 개구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인사이트고베 대학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YouTube 'naturalist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