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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종사들, ‘연봉 2~3억’ 파격조건에 잇단 중국행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 조종사들이 중국 항공사로부터 이직 유혹을 받고 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중국 국적 50여개 항공사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조종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국적기 조종사들이 중국 항공사로부터 이직 유혹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경력 15년 기장의 연봉은 1억2천여만원이고 여기에 연장·야간·휴일 수당 등을 추가하고 세금을 떼면 평균 1억5천만원 안팎이 된다.

 

하지만 최근 베이징 캐피털 에어라인이 세후 연봉 3억4천만원(29만달러)을 제시하는 등 중국 항공사들이 기종에 따라 연봉 2억∼3억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

 

한국 조종사들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다른 아시아권 조종사들보다 영어도 능통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선호한다.

 

사측의 세금 부담과 주택, 자녀 교육지원 등 다른 혜택을 모두 고려하면 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2∼3배 버는 셈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중국으로 이직한 한국 조종사들은 높은 연봉은 물론 중국 항공사의 조종사 연령대가 젊어 탈권위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점과 한국보다 수월한 근무환경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기일 항공안전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일본과 같은 짧은 거리를 운행하더라도 조종사 두 명씩 네 명이 탑승해, 한 팀은 갈 때 조종하고 다른 팀은 올 때 조종하는 방식"이라며 "이 때문에 조종사들의 업무 피로도가 덜하고 사고도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전 세계 항공기 운행 100만건 당 사고비율이 평균 0.58건인데 중국은 0.06건을 기록해 평균보다 10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국내 조종사들이 실제 중국행을 대거 선택하면서 국적기 조종사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항공에서는 올해 들어 50여명이 사표를 냈다. 사표를 낸 기장 대부분은 중국으로 이직했거나 절차를 밟고 있으며 부기장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나 중국 외 외국 항공사를 선택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의 이직 사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성명을 냈다.

 

노조는 "기장들은 현격한 급여 차이 때문에 외국 항공사로, 부기장들은 늦어지는 기장 승급 때문에 저가항공사로 이직을 고민한다"며 "기장들은 2014년 기본급 3.2% 인상 후 더는 노력하지 않는 회사에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금 현실화와 외국인 기장 파견사용 중지, 부기장의 승격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가운데 내국인은 2천300여명, 외국인은 400여명이다.

 

부기장이 기장이 되려면 12∼13년이 필요한데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이직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게 시판에도 중국으로 이직을 고민하는 글이 넘친다.

 

이 소장은 "국내에서 1년에 70∼80명의 기장이 양성되는데 최근 들어 너무 많은 기장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기장 수급문제는 항공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조종사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근무여건 개선 등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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