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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 걸린 아빠는 한국서 입양한 아들만큼은 잊지 않았다

미국에서 심장마비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성이 30년의 기억이 사라진 와중에도 한국에서 입양한 아들을 또렷이 기억했다.

인사이트Twitter 'ToddWasserman'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미국에서 심장마비로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남성에게 30년의 기억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성은 기억을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것과 자신의 쉰 번째 생일파티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의식을 회복하고 선명하게 기억한 것은 한국에서 입양한 자신의 아들이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해외 온라인 미디어 인사이더에는 심장마비로 후유증으로 30년의 기억이 사라진 한 5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Twitter 'ToddWasserman'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국 뉴욕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는 토드 와서만(Todd Wasserman, 52)은 지난 2019년 1월 2일 여느 날처럼 아침 조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집을 나선 이후 그는 호흡곤란 등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사경을 헤매던 와서만은 3일 만에 극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의식과 함께 30년의 기억이 지우개로 지우듯 사라졌다.


의사가 그를 향해 몇 살이냐고 묻자 그는 10살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와서만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을 낯설어했다고 한다.


인사이트Twitter 'ToddWasserman'


와서만의 이런 증상은 심장마비 후유증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이 뇌에 산소공급이 막힌 탓에 해리성 기억상실이 온 것이다.


그의 기억은 아주 조금씩 돌아왔다. 사고 당시 기억을 회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내가 자신을 납치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어느 순간 30살의 기억까지 회복했고 중년의 가장임을 받아들이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억을 회복한 그가 가장 선명하게 기억한 것은 바로 2007년 딸 윌로우가 태어났던 때와 2011년 아들 케일럽을 입양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일이었다.


인사이트Nina Wasserman


아직도 그는 2018년 10월에 있었던 자신의 50번째 생일파티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기억이 없어 그가 기억하는 마지막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라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그는 꾸준한 재활치료와 함께 운전도 다시 시작했고 개를 데리고 다니며 산책도 즐기며 가족과 새로운 추억을 쌓고 있다.


와서만은 "비록 기억이 모두 돌아오지 않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남아 다시 아이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더딘 회복과 관련해 미국 뇌손상협회 그레고리 아요테 박사는 "사람들은 다치면 병원만 가면 씻은 듯이 나아서 집으로 돌아갈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뇌 손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회복이 더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기억을 잃은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누구보다 사랑하는 자녀 생각만을 또렷이 기억해낸 토드 와서만의 부성애가 전해지면서 많은 누리꾼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Nina Wass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