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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묻어라, 안그러면 널 묻겠다"···상사 성추행 신고하려다 살해된 미국 여군

미국에서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여군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사이트바네사 기옌 / Guardian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미국에서 상관 2명에게 성추행당한 여군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Guardian)'에 따르면 미국 여군 바네사 기옌(20)이 지난 4월 22일 텍사스주 킬린의 포트후드 군 기지에서 실종됐다.


당시 기옌은 친구들과 가족에게 "애런 로빈슨을 포함한 상관 2명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는 못했다"고 말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기옌의 실종 이후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그의 토막 난 시신 일부가 강 근처에서 발견됐으며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성추행범 로빈슨은 수사망이 좁혀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사이트BBC


인사이트(좌) 로빈슨, (우) 그의 여자친구 / Guardian


로빈슨의 여자친구는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측은 로빈슨이 성폭행 사실을 밝힌다고 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옌 측 변호사는 "기옌이 로빈슨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해 로빈슨이 기옌을 해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는 여전히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건이 알려지자 군에서는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여군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지난 2009년 티마니 섬마는 이라크 참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한 동료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초대했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당시 상급자에게 용기 내 말했지만 "이 사건을 묻어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널 묻어버리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녀는 사건을 묻을 수밖에 없었고 큰 상처로 남았다고 밝혔다. 


미국 전역에서는 추모의 물결과 함께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텍사스주 거리로 나온 수백 명의 인파는 기옌의 사진을 들고 "우리가 기옌이다", "기옌을 위한 정의" 등의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