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악마가 쫓아와요"···코로나 환자가 겪은 끔찍한 환각 증상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 망상, 환각, 기억상실증 등을 포함하는 일명 '코로나 섬망'을 겪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끝없이 악마와 흡혈귀가 쫓아와요", "사람 머리가 둥둥 떠다니고 누군가가 거기에 못을 박아대요"


이는 치매나 정신 질환자들이 겪은 이야기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이 겪은 일종의 합병증이다.


환각, 환청, 기억상실증, 망상 등을 포함한 '코로나 섬망' 증세가 코로나19의 또 다른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환자들이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섬망 증세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환자는 가족과 영상통화 중 'AK-47(소총)'이란 글씨를 휘갈기더니 자기 목을 가리키며 쏴달라고 요구했다.


또 "자꾸 사람 머리가 내 위에 떠돌아다니고 누군가 거기에 못을 자꾸 박는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환자는 집중치료실에 들어간 지 나흘 만에 "왜 병실 바닥에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냐. 뱀파이어 여자가 날 죽이려 든다. 병실 밖에 총 든 사람들이 쏘려고 하는데 방탄문이 맞냐"고 물었다.


테네시에 사는 여성 환자 또한 "산채로 불태워지거나 뷔페의 얼음 조각이 되거나 일본 실험실의 쥐가 되거나 고양이에 물려 죽는 경험을 했다"며 병상에서 굴러떨어져 죽을 뻔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지난달 30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집중치료실에서 몇 주간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6~7명은 크고 작은 섬망을 겪었다. 퇴원 후에도 우울증과 불면증 등의 후유증이 이어지기도 했다고.


섬망 증상 자체가 뇌 기능 손상의 시작이라 장기적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고, 빨리 사망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섬망을 앓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량의 신경안정제를 투여받고 수면 부족, 고립 쇼크 등의 이유 때문이라 추측된다.


코로나바이러스 자체가 뇌에 대한 산소 공급을 막거나 뇌 자체에 침투해 기능 저하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뇌 손상이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문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걱정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