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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650만원 냈는데 '코로나 핑계'로 원격·대면수업 한번도 안한 한양대 교수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소속 한 교수가 이번 학기 대학원에서 맡은 강의에서 대면·원격수업을 포함해 단 한차례도 수업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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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장지훈 기자 =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소속 한 교수가 이번 학기 대학원에서 맡은 강의에서 대면·원격수업을 포함해 단 한차례도 수업을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수업이 어려워지자 원격수업을 하겠다고 공지했으나 학기 말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학교 측은 뉴스1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해당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에게 보충강의를 제공하기로 결정헀다. 해당 교수에 대해서는 최대 '겸임교수직 해촉'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소속 A겸임교수는 이번 학기 융합산업대학원 디자인학과의 '브랜드패키징' 강의를 맡았다.


디자인과 비즈니스 전략을 융합한 강의로 2학점짜리 전공선택과목이다. 학점당 기준 수업시간이 15시간이니 최소 30시간은 수업해야 하는 강의이지만 A교수는 한차례도 수업하지 않았다.


인사이트뉴스1


한양대학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학원을 포함해 이번 학기 개강을 2주 늦춰 지난 3월16일부터 원격수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A교수는 이후로도 2주가 흐른 지난 4월1일에야 수강생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 "다음주부터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A교수는 수강생들에게 △실시간 온라인 강의 △녹화된 동영상 강의 △휴강(이후 보강) 가운데 하나를 고르도록 투표를 진행하고 녹화 강의 방식으로 결정되자 "동영상을 제작해 인터넷 주소(URL)를 공유하겠다"고 밝혔지만 강의 자료는 학기가 끝날 때까지 올라오지 않았다.


A교수는 개강 이후 11주차에 접어든 지난 5월25일에야 "5월28일 디자인연구관에서 대면강의를 진행하겠다"고 공지했으나 이때는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해 대다수 강의가 원격수업으로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수강생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는 비대면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자 A교수는 "검토해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틀 만인 지난 5월27일 "이번 주를 비롯해 대면강의를 하지 않겠다. 실시간 강의도 '수업을 위한 수업'이라는 생각에 (수강생들에게)부담을 주기 싫어서 진행하지 않았다"고 공지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교수는 대신 '패키지가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기말 레포트를 제출하면 모든 출석을 인정하고 A 또는 A+의 성적을 주겠다고 밝혔다. 수업을 1차례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 관련 레포트 제출을 요구하고, 결과물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A 이상의 성적을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해당 강의를 들은 대학원생 B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번 학기에 약 650만원의 등록금을 냈고 A교수의 강의 포함 3개 강의를 들었다.


B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수업을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지만, 원격수업을 통해 강의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아 화가 났다"며 "학기 초에 2차례 과제를 내준 것이 전부였으며 이에 따른 피드백도 전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학원 사회가 워낙 좁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수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며 "수업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대학 측에서 어떻게 강의가 파행으로 운영되는 동안 가만히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수강생들에 대해서는 수업 결손 시간만큼 보충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교수에 대해서는 내부 회의를 거쳐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A교수를 겸임교수직에서 해촉해 앞으로 모든 수업에서 배제하는 방향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 관계자는 "수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지만, 수업 없이 평가가 이뤄진다는 것도 학칙에 없는 일"이라며 "이런 분(A교수)은 두 번 다시 수업을 못 하도록 조치가 이뤄지게 대학본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A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면·원격수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하루빨리 대면수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다렸다"며 "학생들의 수준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어느 기준에 맞춰서 원격수업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양대학교 융합산업대학원에 따르면 A교수는 학교와 수강생들에게 자신이 직접 보충강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학생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 대학이 전공과목의 다른 교수를 초빙해 보충강의를 맡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