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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짤 혼자 웃기다며 '태그'하는 친구는 지금 '우울증' 일 수 있다

우울증일수록 웃기지 않고 씁쓸한 농담이나 글귀를 재밌게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페이스 오프'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재미없는 썰렁한 농담이나 짤들을 카톡으로 자주 보내거나 SNS에 태그를 거는 친구가 있다면 지금 따뜻하게 꼭 한 번 안아줘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우울한 사람일수록 씁쓸한 농담이 담긴 그림이나 글귀를 유머스럽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우울한 사람일수록 우울하고 씁쓸한 내용을 유머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우울한 사람들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유머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cientific Reports 


이러한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우울한 감정과 연관이 있는 짤과 부정적인 감정이 담기지 않은 짤 콘텐츠 등을 수집했다.


위의 사진들이 그 예시이다. 왼쪽 사진에는 '빈 곳을 채운다(Vold Fill)'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비닐봉지가 있다.


그 상단에는 "마음속 빈 곳을 채울 수 있는 물건을 살 수 있는지 몰랐다. 그동안 술로만 채워왔는데"라는 씁쓸한 농담이 담긴 문구가 적혀있다. 이는 우울한 감정과 연관이 있는 콘텐츠이다.


반면에 오른쪽 그림은 부정적인 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은 콘텐츠다. 사진에는 오리들이 떠 있는 물속에 개 한 마리가 어우러져 누군가를 쳐다보는 사진이 담겨 있다.


인사이트Scientific Reports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리고 상단에는 "오리한테 먹이를 준 걸 보더니, 댕댕이가 오리인 척을 한다"와 같은 귀여운 문구가 적혀있다.


연구진은 이런 콘텐츠들을 영국인 154명에게 보여주고 어떤 콘텐츠가 재밌고 공감에 갔는지에 대해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더불어 실험참가자들은 우울증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도 받았다. 이들 중 43명이 우울증을 보였다.


그 결과 우울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한 콘텐츠를 보고 재밌어하고 공감대를 느꼈으며 이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게다가 이러한 콘텐츠들이 자신들의 우울한 기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우울증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우울한 콘텐츠를 보고 공감대를 느끼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연대감을 느낀다고 보았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이 우울하고 재미없는 콘텐츠를 보고 기분이 실질적으로 향상됐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가 우울증이 있는 사람일수록 슬픈 음악을 즐겨듣고 이를 통해 마음을 달랜다는 연구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혹시 주변 사람들 중 웃기지도 않은, 우울한 사진이나 글에 태그를 한다면 한 번쯤은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