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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밤낮없이 방역하는 인턴 의사가 인스타 꽃놀이 사진 보고 올린 한탄 글

한 인턴 의사가 사람들의 꽃놀이, 카페 사진 등을 보고 회의감에 젖어들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도 환자를 위해 밤낮없이 일한 어느 의사는 마음속에 한 가지 각오를 품고 있었다.


절대 환자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그 어떤 환자라도 기필코 살리겠다고.


그 마음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있는 그의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발생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괜찮아졌다"라고 생각한 듯 보인다. 실제 각종 SNS에는 한창 코로나가 창궐할 때는 찾아볼 수 없던 인증 사진이 끊임없이 업로드되고 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 12일 페이스북 페이지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는 짤막한 글 하나가 올라왔다.


현재 병원 인턴으로 근무하는 의사 A씨가 작성한 이 글에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하는 희생이 헛된 게 아닐까 하는 한탄이 담겨 있다.


A씨는 "꼴에 인턴도 의사라고 하얀 가운 빼먹지 않고 입고 환자들을 챙겼다"라면서 "CPR 검체 뛰어갈 때 헥헥거리면서도 마스크는 못 벗고 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에 습진 생기도록 손을 닦고 다녔다"면서 "퇴근하면 식료품만 빨리 사고 집 들어가서는 어디 안 나가는 생활을 거의 '한 달'째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환자를 위해 일하고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은 철저히 통제했다. 혹여나 코로나에 걸리면 방역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 때문에 불만 없이 지내고 있는 그는 최근 갑작스레 박탈감을 느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 때문이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지인들이 카페·맛집·꽃놀이 등을 가며 코로나 확산 위험성을 높이는 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낀 것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는 "내가 참 바보같이 살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한탄했다. 자신의 노력이 헛된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밤이 되면 먹자골목이나 주점거리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코인노래방은 언제 그랬냐는 듯 10대·20대들이 몰리고 있고 찜질방에도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클럽과 헌팅 포차는 말할 것도 없다.


사람들이 누리는 자유는 그냥 바이러스가 사라져서 누리는 게 아니다. 누군가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희생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의료진에게 두번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