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 제때 못 낸 80대 할머니 '졸업 3일' 남겨놓고 강제 '퇴학'시킨 중학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늦은 나이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80대 할머니가 졸업을 3일 남기고 퇴학 통보를 받았다. 수업료를 밀렸다는 이유였다. 


할머니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 하루 뒤 바로 입금했지만 이미 퇴학 처리가 된 상황이었다. 할머니뿐 아니라 만학도 27명도 무더기로 퇴학 조치를 당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31일 대전시교육청 앞 집회 현장에서 권옥자(80)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게 된 사연이다. 


할머니는 공공 근로로 한 달에 27만 원을 받아 20만 원을 수업료로 내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는 연말이라 일거리가 없어 수업료를 제때 내지 못했다. 


인사이트2016년 학교 폐쇄로 야외 주차장에서 수업하는 예지중고의 만학도들 / 뉴스1


예지중·고등학교 관계자는 "수업료 미납자에 대해서는 내용 증명과 구두 전달 등으로 수업료를 내달라고 수차례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이를 내지 않아 학칙에 따라 퇴학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할머니는 "친구에게 어제 1분기 수업료 58만 9,000원을 빌려서 냈는데, 학교에서는 이미 퇴학 처리를 해서 소용없다고 말했다"라며 "졸업 전에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 그냥 퇴학시켜버리는 게 어딨냐"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할머니가 입학했던 예지중·고등학교는 만학도와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위해 설립된 학력 인정 평생교육 시설이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단 3일 때문에 만학의 꿈을 이루고 싶어 노력해온 할머니들을 단번에 내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해당 사건이 알려지고 비판이 일자 학교 측은 퇴학 처분을 철회했다. 하지만 예정된 졸업식은 이미 끝난 뒤였다. 할머니는 졸업식조차 참석하지 못했다.


결정을 뒤엎을 수 있었으면서도 너무 성급하게 조치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대전시와 교육청은 만학도들을 위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늘봄학당'을 지난해 2월 개원했다.


늘봄 학당은 재학생의 지인이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했고, 인근 초등학교에서 교체되는 책걸상을 받았다. 동문회에서도 수업용 노트북 20대를 기증했다.


수업은 재단으로부터 직위 해제당한 19명의 교사의 자원봉사로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여러분의 제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인사이트의 수많은

기사들은 여러분의 제보로부터 시작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