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난 사형+무기징역 받아야 돼" 강력한 처벌 받고 싶다는 n번방 이용자

n번방 피의자 중 한 명이 자신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한지혜 기자 = "저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텔레그램에서 운영된 성 착취물 제작·유포 'n번방'의 한 피고인이 자신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30일 중앙일보는 n번방 성 착취 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인 25세 대학생 A씨와의 인터뷰를 갖고 n번방 사건 규명 과정에서 그의 역할이 컸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유사 n번방인 '야동 공유방 1주 7개'를 운영하며 회원 4,000여 명을 모집했다. 회원 4,000여 명은 각자 1주일에 성 착취물을 7개씩 올려야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렇다면 전 국민을 분노케 한 가해자가 n번방 사건을 파헤치는데 일등 공신이 된 이유가 뭘까.


A씨는 내부 고발에 나선 까닭에 대해 '압수수색을 당한 과정'을 이유로 꼽았다. 숨기고 싶은 사실이 까발려지는 상황을 겪어보니 피해자의 감정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경찰이 집에 들이닥쳐 성 착취물을 압수하는 순간, 감추고 싶은 과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 얼마나 공포감과 심리적 압박을 주는지 절실히 느꼈다. 피해자 또한 자신의 범죄로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다"라며 경찰 수사를 적극 돕고 있다. 또한 언론사 제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A씨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n번방 정보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사이버 성범죄를 뿌리 뽑을 대안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초범이라고, 반성한다고 집행 유예나 벌금형에 그치는 현실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조차 이렇게 휴대전화를 만지며 자유를 만끽하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며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기 위해 최대한 강력한 처벌을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에게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마땅하다. 4만 명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으니 최소 징역 4만 년은 살아야 사회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일각에서는 A씨가 엄벌을 피하기 위해서 협조하는 것이거나, 폭로하는 과정에서 영웅 심리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n번방 가담자 중 제보에 적극적인 사람이 많다"라며 "아무리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공익제보자로 포장돼 마땅한 처벌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A씨의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혹여 위선적으로 자신의 처벌을 줄일 목적이 있더라도 수사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기 때문에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