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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 "천안함 누구 소행이냐?" 물었던 노모가 10년 전 '유족보상금'으로 한 일

10년 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노모는 유족보상금 1억여 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인사이트방위사업청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천안함이 누구 소행이라고 진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 

 

취임 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려는 문 대통령 옆에 갑자기 나타난 할머니가 한 말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문 대통령은 물론 김정숙 여사 등 주변 사람들 모두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다소 무례함을 무릅쓰고 문 대통령을 향해 절절히 호소한 하얀 우비 차림의 노인이 어떤 사연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 사연이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인사이트대한민국 해군


이 노인은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였다. 윤청자 여사로 지난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심경을 밝혔다.  

  

윤 여사는 '북한 소행이라고 확실히 밝혀달라'고 말한 이유에 대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김정은을 (남한으로) 부른다는 게 너무 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여사는 "전부터 이런 말을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봤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에 공감을 표했고, 이에 10년 전 윤 여사의 행적도 재조명됐다. 


인사이트국민추천포상 명예의 전당


윤 여사가 막내아들 민 상사를 해군에 보낸 후,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졌다. 

  

같은 해 6월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윤 여사는 이 자리에서 유족보상금 1억 원을 방위성금으로 기탁했다. 


당시 윤 여사는 동봉한 편지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안보만큼은 하나 된 목소리를 내 달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안보를 챙겨달라"고 적었다. 

 

이뿐 아니라 윤 여사는 국민 성금으로 받은 898만 8,000원도 해군에 전달했다. 

 

윤 여사는 유족보상금을 방위성금으로 내놓은 데 대해 "더는 내 아들 같은 군인들이 이북 놈들에게 죽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총알 하나라도 더 사고 장비 하나라도 더 마련해서 귀중한 우리 아들딸들의 목숨을 지키는 데 써 달라고 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군은 윤 여사에게 "성금을 모아주신 분의 뜻에 어긋남이 없도록 소중히 사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감사 편지를 보냈다. 


해군은 윤 여사의 성금을 포함한 5억 원으로 K-6 기관총 18정을 구입했다. 기관총 몸통엔 '3.26 기관총'이라는 이름을 한글 양각으로 새겼다.   

 

2011년 3월 열린 '3.26 기관총' 기증식에 참석해 총을 부여잡고 오열했던 윤 여사는 이듬해 국민추천포상 '국민포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을 받은 윤 여사는 "천안함 사건이 교과서에 실려 학생들의 안보 교육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이다.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았으며, 문 대통령은 올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