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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러 온 자원봉사단 천막 말도 없이 철거 ‘물의’

전남도가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 자원봉사자 천막을 사전 통보 없이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진도 팽목항에 세워진 자원봉사자들의 천막들. ⓒ연합뉴스


전라남도가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 자원봉사자 천막을 사전 통보 없이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전남도와 자원봉사자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부산 A대학 심리학 전공 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활동하던 천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들은 지난 4월 21일부터 진도실내체육관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실종자 가족들의 심리상담을 도왔다. 봉사단은 전날까지 멀쩡했던 천막과 함께 개인물품과 구호물품 등이 사라져 50만 원가량의 피해를 본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봉사단은 수소문 끝에 천막 전기를 차단했던 한국전력 직원들로부터 천막을 철거한 사람들이 전남도청 소속임을 확인했다. 전남도청 소속 공무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철거 당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천막이 훼손된 상태였고, 아침까지 아무도 나오지 않아 사용하지 않는 천막이라고 생각해 철거했다"고 진술했다.

봉사단원들은 그러나 현장에 분명히 봉사자들의 개인물품이나 구호물품이 있었던 데다 천막이 경기소방방재청 소유라고 표시돼 있는데도 아무 통보 없이 철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봉사자 한모(여·23) 씨는 "담당 공무원이라고 해도 사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마음대로 철거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힘들지만 자부심을 갖고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일로 팀원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봉사활동 시작 당시 전남도가 이 학생들의 활동과 천막 설치를 반대했던 것이 갑작스러운 천막 철거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전남도는 서울대병원 자원봉사단의 심리상담이 이미 이뤄지고 있는데 추가로 심리상담 자원봉사가 필요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다 경기도가 이 봉사단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활동을 허용했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천막 철거와 관련, "불필요한 천막을 철거해 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철거한 것으로 다른 이유는 없다"면서 "해당 사무관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비로 봉사단의 피해금액을 보상했다"고 해명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