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남친 휴대폰'에서 텔레그램 어플을 발견한 여성이 도와달라며 올린 글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힘쎈여자 도봉순'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서울에서 생활 중인 여성 A씨는 7년 차 직장인이다. 

 

보안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은 A씨는 혹시 모를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업무용으로 '텔레그램' 어플을 설치했다.  

 

보안성이 높기로 유명한 메신저인 텔레그램에는 카카오톡에는 없는 기능들이 많다. 이용자의 최근 접속 시간을 확인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도 있다. 

 

텔레그램에 접속해 둘러보던 A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도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남자친구도 업무용으로 깔았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n번방' 기사가 뜬 날 새벽 남자친구의 접속 기록을 확인하고 나서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텔레그램은 왜? 새벽에도 업무를 하는 건가?' 꼬리를 무는 의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던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민글을 올렸다. 

 

"남자친구 폰에 텔레그램 어플이 있어요. 그런데 접속 시간이 새벽이에요" 

 

이는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의 내용을 각색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텔레그램'을 검색하면 관련 글이 10페이지가 넘게 쏟아진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텔레그램은 독일에 서버를 둔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메시지 전송의 전 과정이 암호화되고, 일정 시간 뒤 대화 내용이 자동 삭제되는 등 보안에 특화되어 있다. 


이러한 텔레그램의 특성을 악용해 대화방에서 불법 음란물을 공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 알려지며 혹시라도 지인이나 가족, 혹은 연인이 이런 대화방에 있을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무턱대고 남자친구를 의심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단도직입적으로라도 "왜 새벽에 접속해?"라고 물어보며 현재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감정을 공유하는 게 좋다는 것.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물어보는 것조차 실례"라는 반응도 나왔다. 불특정 몇몇의 그릇된 행위로 인해 자신의 행동이 매도당하는 것을 불쾌해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대체적으로 의심스럽다는 느낌은 절대 주어서는 안 되고 걱정이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물어본다는 것을 어필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n번방 사건은 '박사'라 불리는 핵심 피의자 C씨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수십 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유료로 공유한 사건이다.  

  

C씨의 경악스러운 성착취 행각이 드러나면서 지난 18일엔 그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 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이 청원글은 100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지난 20일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지 검토 중"이라며 "서울지방경찰청 주최로 다음 주 중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며 다수결로 안건을 의결한다. 

 

심의위원회에서 C씨의 신상 공개가 결정된다면 성폭력 피의자로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