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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들 돌보느라 고생하는 의료진 모습 매일 그림으로 남기는 '금손' 간호사

코로나 사태 이후 직접 자원해 의료 봉사 중인 간호사 오성훈 씨는 틈날 때마다 간호사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 전하고 있다.

인사이트오 씨 제공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코로나로 인해서 빼앗긴 봄을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봄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걱정과 불안이 일상을 채우는 요즘, 안동의료원에 의료 지원을 나가 있는 오성훈 씨는 희망의 말을 건넸다.


매일 뉴스와 신문으로 접하는 간호사들의 모습은 때론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피곤함에 지친 모습이지만 오 씨의 목소리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그가 전한 현장의 모습도 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들게 했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 'reading_nurse'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최전방에서 사투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져 많은 누리꾼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그림을 직접 그리고 그 위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입혀 전한 사람이 바로 오 씨다.


결혼 5개월 차인 오 씨는 오래전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 힘써왔다.


그런 그에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어려움과 고통을 호소하는 간호사들의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현장에 인력과 보호장비가 부족하고 처우가 부실하다는 내용이었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불과 1년 반 전까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오 씨는 이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듣고자 직접 의료 봉사를 자원하고 '청도 대남병원'으로 투입됐다.


수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남병원으로 가면서 오 씨는 "좀비 영화 속 한 장면을 상상했다"고 전했다. 언론을 통해 전해진 코로나와 대남병원의 상황은 오 씨에게도 그만큼 두려운 존재였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해 환자들과 만나보니 그들 또한 친근한 우리네 아버지·할머니였다.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은 괴물이 아니었다.


오 씨는 "현장에 가서 환자들을 마주하니 그들도 치료받아야 될 우리의 가족·친구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대남병원의 상황이 정리되고 오 씨가 가게 된 곳은 안동의료원이었다. 현장의 의료진들은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처음 겪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었고, 장비도 턱없이 부족했다.


의료원에 135명에 달하는 확진 환자가 몰려 기존의 환자들도 의료진도 모두 패닉 상태였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부족한 음압 병동에는 간이 음압기를 설치해 환자들을 수용했고 일분일초도 눈을 떼지 않고 환자들을 모니터링했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이러한 의료진들의 노고 끝에 안동의료원에서는 30여 명의 확진 환자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오 씨는 그 현장을 함께 하면서 의료진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은 재치 있으면서도 생생하게 표현됐다.


많은 누리꾼은 이 그림을 보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오 씨는 "아내와 부모님의 걱정이 크다. 하지만 (내가 한)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오 씨는 우리나라 간호사들을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널스노트'라는 앱을 개발했다. 함께 일하는 부서원끼리 업무에 대한매메뉴얼이나 교육자료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그는 "한 명의 간호사를 배치하려면 7~8개월의 교육이 필요한데 현실에서는 1~2개월 후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수가 잦고 스트레스로 퇴직을 생각하는 간호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간호사들을 위해 개발된 널스노트는 여러 대학병원과 MOU를 맺고 연구 및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 씨는 이 앱을 개발한 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데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회사 업무까지 처리해야 해 매우 배뿐 상황이다.


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


오 씨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지금의 어려움 또한 분명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가끔 일이 없으면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불평을 늘어놓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이지만 이런 분들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감히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들을 향해 "봄을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으니 분위기가 나아질 거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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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Instagram 'reading_nu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