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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마리텔서 불러주면 또 나갈 것”

지난 주말부터 트위터 등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은 오랜만에 등장한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으로 야단법석이다.

via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이 나이 먹어놓고서는 생방송 나가서 울었더니 너무 창피했어요. 인터넷에도 죄다 제가 우는 사진만 올라왔더라고요."

 

연방 부끄럽다고 하면서도 김영만(65) 씨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묻어나왔다.

 

김씨는 KBS 2TV 'TV유치원 하나 둘 셋'을 보고 자란 지금의 20~3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추억의 '종이접기 아저씨'다.

 

지난 주말부터 트위터 등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은 오랜만에 등장한 김씨의 모습에 야단법석이다.  

 

김씨가 12일 MBC TV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의 다음TV팟 온라인 생방송에 출연해 종이접기를 가르치면서 누리꾼들의 추억을 자극한 덕분이다.

 

15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씨는 "평소 연락이 없던 사람들까지 전화와 문자가 오고, 카카오톡 메시지가 수 백개가 도착했다"라면서 "이렇게 난리가 날 줄 예상못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상상도 못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via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방송에 등장한 김씨에게서는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지만, 색종이를 단숨에 곱게 접어내는 그 놀라운 능력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온라인에서는 김씨 종이접기를 보고 동심을 되찾았다거나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자 여러분들, 어려우면 엄마한테 부탁해보세요"는 추억의 발언에 채팅에 참여 중인 누리꾼이 "엄마가 환갑"이라고 답하는 부분에서는 다들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고들 했다.

 

김씨는 "녹화가 시작된 뒤 긴장한 데다 조명도 너무 환해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라면서 "30분 지나면서 슬슬 보이는데 채팅창에서 가장 많이 들어온 글자가 '울컥'이라는 인사였다"라고 설명했다. 

 

왜 사람들은 울컥했을까.  

 

본인도 울컥했다는 김씨는 "아마 지금의 청년들이 저를 보면서 예전에 따랐던 삼촌이나 고모부, 이모부가 멀리 갔다가 돌아온, 그래서 너무 반가운 느낌에 울컥했다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우리 어린이 친구들이 그동안 자라오면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대학 졸업하고 직장 얻는 일도 힘들고 경제도 많이 어렵잖아요. 인터넷을 보다가 '작은 원룸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가 우연히 종이접기 방송을 보고 눈물이 쏟아졌다'는 블로그 글을 봤는데 저도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방송 달인인 김씨도 처음에는 이름만 얼핏 들어 본 '마리텔'에 출연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 출연할지 말지를 두고 많이 고민했어요. '마리텔' 이름을 듣긴 했어도 한 번도 보질 못했거든요. 노인네들은 그 시간('마리텔' 방송 시간) 되면 다 가요. 하하하. PD가 천천히 설명을 하는데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채팅창을 보면서 한다는데 어떻게 한다는 건지 도통 이해를 못했어요." 

 

확답을 주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와 '마리텔'을 시청한 김씨는 누리꾼들과 채팅하며 종이접기를 하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쳤다고 말했다.

 

"이 나이 먹은, 저의 작은 몸 하나가 여러분들의 빡빡한 사회생활에서 사막의 물 한 방울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마리텔'서 또 불러준다면 아무 소리 않고 당연히 나가야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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