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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서 ‘살충제’ 든 사이다 마신 할머니 6명 중태

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중태에 빠진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드러났다.


 

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6명이 살충제가 든 사이다를 나눠 마시고 중태에 빠진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드러났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이들 가운데 3명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경로로 사이다에 농약이 들어갔는 지, 누가 고의로 넣었는 지 등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

 

14일 오후 3시 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1.5ℓ 사이다병에 든 음료수를 나눠마신 신모(65·여)씨, 이모(88·여), 민모(83·여), 한모(77·여), 정모(86·여), 라모(89·여)씨 등 60∼80대 할머니 6명이 의식을 잃었다.

 

이들은 초복인 지난 13일 먹다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음료수를 마시던 중 입에 거품을 물고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사이다병은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닫혀 있었다. 

 

상주시와 소방 관계자는 "당시 마을회관에는 주민이 1명 더 있었으나 뒤늦게 도착해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마을주민 2명은 마을회관에 들렀다가 음료수를 마신 주민이 거품을 흘리고 복통을 호소하며 나오는 모습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자 박모씨는 "어떤 할머니가 마을회관 밖으로 나오는 데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나왔다"며 "말하는 게 꼭 중풍 걸린 것처럼 어눌해서 풍을 맞았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119구급대는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응급 처치한 뒤 상주와 김천에 있는 병원 등으로 이송했다. 

 

2명은 상주적십자병원에, 나머지 4명은 대구가톨릭대병원, 상주성모병원, 김천의료원, 김천제일병원에 각각 입원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상태가 약간 나아졌으나 한씨와 정씨, 라씨 3명은 지금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한 주민은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고 병원과 경찰 관계자 등은 밝혔다.

 

상주경찰서는 독극물 냄새가 난다는 병원 관계자 진술과 주민 입에서 나온 거품 등을 토대로 음료수에 독극물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음료수병에 든 액체와 토사물 감식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이날 밤늦게 이들이 마신 음료수가 살충제가 들어간 사이다라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경로로 할머니들이 마신 음료수에 농약이 들어갔는 지 등 다방면에 걸쳐 조사하고 있다.  

 

누가 고의로 사이다병에 살충제를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우선 초복인 13일 낮부터 저녁까지 마을회관에서 잔치를 벌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주민을 상대로 누가 다녀갔는지 등을 탐문하고 있다. 

 

또 마을 주 통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수상한 인물이나 차가 드나들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실수로 음료수병에 살충제가 들어갔을 가능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살충제가 음료수병에 들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있다는 데에 무게를 두고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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