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고 퇴근하는 승객들 모두 울게 만든 2호선 안내 방송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몸도 마음도 더 지치는 요즘 퇴근길. 사람들은 저마다 마스크와 이어폰을 끼고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앉을 자리도 없이 사람으로 가득 차 북적이는데도 지하철 안은 침묵만이 흐른다.


대부분의 이들이 스마트폰과 눈을 맞추고 이어폰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사이, 갑자기 지하철 안내 방송 멘트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승객 여러분.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죠?" 통상 들려오던 안내 방송과는 전혀 다른 멘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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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7시 11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행 열차가 서초역을 출발하자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따뜻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귀를 막고 있던 이어폰을 하나둘 빼기 시작했다.


"이 영화의 대사처럼 오늘 좋았던 일만 생각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은 훌훌 털어버리는 게 어떨까요. 지치고 아팠던 거 지하철에 두고 내리시면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뜻하지 못한 장소에서 뜻하지 못한 누군가에게 받은 위로. 이 말을 듣자마자 시민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마스크로 가려져 있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따뜻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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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수고 많으셨습니다. 근심 걱정 두고 가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두 정거장이 지난 사당역까지 지하철 2호선 안은 기관사의 애정 가득한 방송이 울려 퍼졌다.


강남·서초·방배·사당역 인근에는 하루에도 수천 명의 직장인이 지친 표정을 하며 매일 똑같은 장소를 지나친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기관사의 다정한 응원을 듣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본 기자도 퇴근하는 사이 해당 안내 방송을 들었다. 방송은 담담한 어투로 흘러나왔지만, 마음 한편이 몽글몽글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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