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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제 미리 경험시키는 정부"...줄 서서 공적 마스크 두 장 구입한 후기

마스크 5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마스크를 구매한 한 국민이 소름 끼치는 경험을 했다는 후기를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오늘(9일) 마스크 5부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출생 연도에 따라 정해진 요일에만 주 1회, 2장의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월요일은 끝자리 1, 6년, 화요일 2, 7년, 수요일 3, 8년, 목요일 4, 9년, 금요일 5, 0년으로 출생연도가 끝나는 이들만 마스크를 살 수 있다.


다만 만 10세 이하 아이와 80세 이상 노인에 한해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제도 시행 첫날, 한 누리꾼은 동네 약국에 소화제를 구매하러 갔다가 마스크 구매 줄에 서게 된 후기를 전했다.


그는 10분 안쪽으로 기다려 마스크를 두 장 산 후 자신의 뒤에 길게 늘어선 줄을 목격했다. 순간 '내가 운이 좋아 오래 안 기다리고 빨리 마스크를 샀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그.


이 같은 생각을 한 후에 그는 소름이 확 끼쳤다. 마스크 두 장을 사자고 10분을 기다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인데, 그걸 '운이 좋다'고 느낀 자신에게 말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는 "정부에서 배급제를 미리 연습시키며 마스크 한 장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란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고 온몸으로 느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환멸감이 들었다는 그의 후기에 많은 이들은 댓글을 통해 공감을 표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제도에 허점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아이 엄마 A(36) 씨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부터 고생을 했다. 4살 딸아이의 마스크를 대리 수령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까지 떼어 가 40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대리 수령에 대한 숙지를 하지 못한 약사에게 "절대 마스크를 줄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한참을 실랑이한 끝에 마스크를 구매한 A씨는 "제도 첫날이라 판매자도 정확한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것 같다"라며 "심지어 아이 것을 사러 갔는데 대형을 줬다"라고 전했다.


그는 줄을 서 있는 동안 벌어졌던 흡사 난장판 같던 상황도 전했다. 함께 줄 서 있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여기가 공산국가냐", "마스크는 어디에 퍼 주고 없느냐", "새치기하기 말아라" 등의 말을 내뱉으며 소리치는 통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정부에서 내놓은 마스크 5부제는 시행 첫날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류미비자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거나, 모든 서류를 준비했어도 입고가 미뤄져 헛걸음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여기에 정부 측에서 비말 전파를 거의 막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상 마스크 주민 배급제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마스크 5부제 단점을 보완할 만한 정부 차원의 추가 정책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