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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에 써주세요" 앞치마 두르고 와 지폐 뭉치+동전 1천개 놓고 사라진 여성

전국 각지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익명의 기부자들이 등장해 시민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익명의 기부자들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강원도 태백에서는 한 여성이 "마스크 구매에 써 달라"며 동전 1천여 개와 지폐가 든 비닐봉지를 복지센터에 맡겨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6일 태백시에 따르면 전날(5일) 오전 10시 30분쯤 40~5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앞치마를 두른 채 황지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이 여성은 "코로나19 예방 마스크 구매에 써 달라"며 손 소독제가 놓인 탁자 위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놓고 신원을 확인할 틈도 없이 자리를 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묵직한 검은 봉지 안에는 손때 묻은 동전과 꼬깃꼬깃한 지폐가 담긴 투명 비닐봉지들이 들어 있었다.


투명 비닐봉지엔 신·구 동전이 섞인 10원짜리 188개, 50원짜리 70개, 100원짜리 761개, 500원짜리 156개 등 동전 1,100여 개가 단위별로 나뉘어 담겼다.


노란 고무줄에 묶인 1,000원짜리 14장과 5,000원짜리 2장도 함께 들어 있었다.


이렇게 여성이 기부한 동전과 지폐는 총 18만 3천 480원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황지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오래된 동전과 입고 있던 앞치마 등을 고려할 때 기부자가 인근 전통시장 상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행정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더불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이 많을 텐데 마음 써 주신 데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기부자의 뜻대로 해당 기부금을 강원도 사회복지모금회를 통해 저소득층에게 마스크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마음 따뜻한 미담은 이뿐만이 아니다. 충남 서산에서도 80대 고령의 기부천사들이 등장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이 지역에서 대대로 살며 간직해 온 조모의 금반지를 팔고, 생계지원금을 아껴 모아 마련한 기부금을 익명으로 기부한 노인들이 나타난 것.


지난달 26일 한 80대 할아버지는 차곡차곡 모은 지폐와 동전을 기탁했다. 두고 간 비닐봉지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내용의 손편지와 현금 98만 6천 990원이 담겨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지난 2일에도 조모의 유품인 금반지를 팔아 100만 원을 기탁한 바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이어 지난 4일엔 80대 할머니가 300만 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할머니는 지난해 7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심장병 수술비 3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할머니는 이를 '꼭 갚아야겠다'고 생각해 생계지원금 일부를 매달 저축해 왔다고 한다.


얼굴 없는 천사들의 사연이 잇따라 알려지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의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