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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 있는 의사가 매일 200만원씩 적자 나도 병원 문 안 닫는 이유

대구의 한 의사가 코로나19 공포 속에서도 병원 문을 절대 닫지 않는 이유를 전해 사람들을 울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W (더블유)'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전동차 할배, 방귀쟁이 할배, 엄살쟁이, 수면제 중독 할매가 코로나 걸리면 나 말고 누가 약 주겠어..."


6살 딸을 둔 대구의 한 가정의학과 의사가 코로나19 공포 속에서도 병원 문을 절대 닫지 않는 이유를 전해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지난달 29일 디시인사이드 우한 마이너 갤러리에는 "대구 의사다. 지금의 대구와 나의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6살 딸을 둔 여의사라고 소개한 A씨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병원을 하고 있는 개업의다.


그는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는 대구시에 거주하지만 병원 문을 닫지 않는다. 첫째로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직원들이 무급휴가를 견디기 어려울까 걱정돼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둘째는 매일 병원을 찾는 만성질환 환자들이 눈에 밟히기 때문. A씨는 "나 같은 자영업 개원의도 꼴에 의사인지라 만성질환자들이 눈에 밟혀 (병원 문을) 못 닫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동차 할배, 절뚝거리는 방귀쟁이 할배, 엄살 할매, 수면제 중독 할매 등 수백 명 되는 환자들이 다 기저질환자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사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걱정했다.


이어 "열이 나면 코로나19인 줄도 모르고 여기부터 찾아올 것 같다. 지금 상황으로는 (선별 진료소에 가더라도) 약도 못 받을 텐데, 항생제, 해열제라도 쥐어주잔 마음으로 (문을) 열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 2월에 여러 환자에게 진료 의뢰서를 제공해 선별 진료소로 보냈지만 검사도 받지 못한 환자가 대다수라고 밝혔다. 이 환자들은 자가격리를 하며 A씨가 준 약으로 버티고 있는 상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코로나19의 공포 속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10일 넘게 잠 못도 못 잔 채 일만 하고 있다는 A씨. 의사이기 이전에 엄마인 그는 6살 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과 최대한 멀찍이 떨어져 지내고 있다.


자신도 이미 확진자가 아닐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보다 격리병상으로 지정된 모교 병원인 동산병원에 남아있는 동료, 친구들을 더욱 걱정했다. "남루한 비닐 옷을 입고 모교 앞에서 검사하고 있는 친구들 사진을 보고 절로 욕이 나왔다"는 다소 격앙된 말도 덧붙였다.


동네를 지키며 경증 환자를 한 명이라도 더 치유하기 위해 의원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A씨. 그는 자신이 마치 대한독립군 같다고 농을 건네며 묵직한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블러드'


"힘내라, 전우들아"


대구의 전장을 방불케하는 상황과 의사로서의 희생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의 담담한 글은 많은 이들을 울렸다.


누리꾼들은 "이분 같은 숭고한 희생자가 있어 대구가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 "감사하고 존경한다"라는 응원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한편 1일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378명으로 누적 확진자 총 3천52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구 확진자만 2천569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