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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받은 엄마가 저한테 옮길까 봐 삼일 내내 집에서 울기만 했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엄마가 울면서 지내고 있다는 대구의 연세대생 사연이 전해진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고명훈 기자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대구·경북 지역을 집어삼키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가 연일 집단 발생하면서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구·경북 주민을 기피하거나 이 지역을 다녀왔다고 얘기만 해도 눈치 보며 슬금슬금 피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바이러스 공포 속에 대구 출신의 연세대생이 올린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다.


인사이트Facebook 'yonseibamboo'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코로나19가 만든 두려움 속에 갇힌 가족의 상황을 전하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현재 대구 본가에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집 근처 여러 곳이 확진자 방문으로 폐쇄되고 수십 명이 격리된 병원이 가까이에 있다며 심각한 상황을 알렸다.


사연 속 A씨는 일주일 동안 가족들과 식사를 따로 하고 있고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전날 A씨의 엄마가 병원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왔다. 원래 면역력과 호흡기가 약했던 엄마에게 일주일 전부터 갑자기 감기 증세가 들더니 약도 전혀 듣지 않은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3일 정도 걸리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A씨와 가족들이다. 이번에 양성 판정이 나와도 부족한 병상 탓에 당분간 입원도 못하는 상황이다.


사실 A씨의 엄마는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 앞까지 갔다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과 마스크를 긴 채 기다리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보고 무서워 한 번 되돌아왔다고 한다.


혹시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닐까', '자식과 가족들에게 옮기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에 3일 내내 집에서 울기만 했던 엄마다.


A씨에 따르면 엄마는 신천지는커녕 교회도 안 다니고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온 적이 없다. 그런데도 엄마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 가족들 전부가 2주간 격리될 처지에 놓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대구에 와 있다는 걸 주변에서 알면 자신을 꺼릴 것 같아 SNS도 안 하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는 A씨다.


사연 속에서 A씨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렇게 걱정하고 눈치 보며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하고 화나고 불안하고 답답하다. 그리고 무섭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 학생이 올린 사연이 현재 코로나19가 미친 대구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