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들었던 무료 '인문학 강의'가 지금 보니 '신천지'인 것 같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우리는 특정 종교랑 관련 없으니 절대 걱정하지 말아"

뭔가 기분을 싸하게 만들었던 이 말은 진실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세모대 - 세상의 모든 대나무숲'에 평범한 인문학 강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신천지 관련 강의를 듣고 있었던 것 같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무료 인문학 강의를 듣게된 A씨는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원으로부터 종교와 관련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말을 들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육원은 인문학의 가장 위에 있는 것이 경서라며 우선 성경, 불경, 유경 강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경이나 유경은 한자를 배워야 해 어려우니 그보다 가장 대중적이고 쉬운 성경 관련 강의를 추천했다.

A씨는 별 생각 없이 성경과 관련된 강의를 들으며 성경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스터디룸이나 카페에서 같은 또래 2명과 함께 본격적인 성경 강의와 공부를 진행됐다.

YouTube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그러던 와중 코로나19 무섭게 퍼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무서운 확산에 대구 신천지가 연관돼 있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신천지의 모든 시설에 폐쇄 및 방역 조치가 이뤄졌다.

이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강의가 중단됐다. 강의 관계자들은 건물 계약과 강사들의 컨디션을 이유로 내세웠다.

귀신같은 타이밍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A씨는 언론에 공개된 신천지 관련 장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신천지 관련 장소에 A씨가 강의를 듣는 곳의 주소가 떡하니 적혀있었다.

YouTube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깜짝 놀란 A씨는 신천지 관련 정보를 대해 더욱 파고들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A씨가 배웠던 성경 교육 방식은 신천지의 교육 방식과 똑같았으며 강사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신천지의 교리와 매우 유사했다.

소름 돋는 사실에 손이 벌벌 떨리기 시작한 A씨는 자신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며 도움을 얻기 위해 사연을 온라인에 올렸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내가 당한 수법이랑 아주 똑같다"라며 공감의 목소리를 냈고 "이단상담소에 연락을 해보라"라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신천지 신도들은 지하철,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 등지에서 설문조사 협조나 무료 인문학 강의를 한다며 사람들을 속인 뒤 해당 종교로 끌어들이는 전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