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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서 거절했던 '그 남자'의 마지막 손편지 읽고 뒤늦게 사랑에 빠진 여대생

과거 자신을 좋아해주던 남성을 매몰차게 거절했지만 그가 건넨 편지를 뒤늦게서야 읽고 이제는 자신이 짝사랑한다고 밝힌 여대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세상에는 첫눈에 반해 이뤄지는 사랑이 있는 한편 끝까지 엇갈리는 안타까운 사랑도 존재한다.


애써 외면했던 사람이 떠난 후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을 때, 뒤늦게서야 그가 나의 '운명'임을 알게 됐을 때 눈앞은 자꾸만 흐려진다.


한 서울대생이 꺼내 본 오래된 편지, 이어진 우연한 만남. 그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다시금 운명이 무언지 생각하게 만들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전해진 이 사연은 오래 전 한 남자로부터 받기만 했던 A씨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처음에 A씨는 그가 보내는 호감이 무언지 알지 못했다. 그저 그가 전하는 배려와 도움을 받으며 좋은 사람이라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부턴가 그 사람이 잘해주는 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혹시 나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외모가 좀 못생긴 편이었고, 나이 차이도 적지 않았다. 


그를 연애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던 A씨는 정중하게 선을 그었지만, 생일날에는 선물이 돌아왔고 시험을 준비하는 A씨에게 필요한 정보가 날아들기도 했다.


그럴수록 A씨의 머릿속엔 부담이 쌓여갔다. 결국 그가 전하는 모든 호의를 거절하자 그의 연락이 끊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몇 달이 지나서 그에게 문자가 왔다. 집 근처에 있으니 잠깐 만나자고. 이번에는 확실하게 거절해야겠다고 나간 A씨의 손에는 10장이 넘는 장문의 편지가 들렸다. 


'와, 정말 올드하다. 88년도도 아니고 편지로 고백을 할까. 이런게 그나마 남아있던 좋은 감정마저도 사라지게 만든다는 걸 왜 모를까'


그렇게 편지는 A씨의 방구석 어딘가에 버려졌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시험공부는 쉽지 않았고 그사이 마음을 나눴던 사람과는 이별했다. 몸과 마음이 지쳤고 자존감은 한없이 떨어졌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문득 그의 옛 편지가 떠올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도깨비'


담백하게 써 내려간 편지에는 그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A씨의 머릿속에 과거 그의 호의와 거절했던 자신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는 평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너무 모질게 대한 자신이 미워 눈물이 흘렀다. 아니, 하루종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제는 그를 볼 수 없었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에 A씨는 자신감을 얻었고 결국 시험에도 합격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됐다. A씨를 본 그는 "소식 들었어. 정말 축하해"라는 말만 전하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 순간 A씨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그사람 때문에 시험도 합격하고 자존감도 되찾아 다시 평화로운 일상을 살게 됐는데 그는 짧은 인사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이제는 내가 그사람을 짝사랑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저한테 마음이 없는 거 같아요"

집에 돌아가 다시 그의 편지를 꺼내 읽은 A씨는 "또 눈물이 나네요. 참 사람 마음이란게 웃기고 슬픈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