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죽은 남친의 '환영'이 보였다. 그녀는 이렇게라도 그와 함께 살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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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8개월 전 남자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그와 손잡고 거닐었던 지난 6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사려 깊고 착하고 다정했던 사람, 손을 만지며 조만간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남자친구가 8개월 전 사고로 숨을 거뒀다. 


사고 소식에 귀가 먹먹해졌다. 시야는 흐려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 올라오는 울렁증에 변기를 붙잡고 한참 동안을 엎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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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장례식을 치르고 남자친구가 남긴 유품은 책상에 처박았다. 모든 게 귀찮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3개월 동안 잠만 잤다.


"죽은 네 애인이 얼마나 슬퍼하겠냐"라는 친구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퍽이나, 눈물 하나 안 흘리고 잠만 자는 여자친구를 보고 슬퍼할까?'


그렇게 한동안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일상을 되찾으려 침대에서 일어났다. 직장을 구하고 열심히 일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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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부터였다. 누워서 자려고 눈을 감으면 볼이 간지러웠다. 눈을 떠보니 남자친구가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잠이 들었다. 


장을 볼 때면 남자친구는 옆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카트에 넣었다. 퇴근하고 오면 가끔 남자친구가 TV를 보고 있을 때도 있었다. 


무한도전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남자친구는 토요일만 되면 11번을 틀어달라고 졸랐다. 웃음이 났다. 


"병원에 가보는 게 어떨까"


다시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친구는 병원을 권했다. 내가 계속 혼잣말을 한다며. 내 옆에 그 사람은 남자친구의 환영이었단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병원에 가보니 의사 선생님은 '환시'라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으면 환시도 없어지나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병원을 가지 않았다. 


환영이란 걸 알면서도 남자친구가 옆에 있으면 죽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웃으면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그러면 남자친구는 울었다. 


환영이란 사실에 가슴이 아팠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이런 삶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저 이상한 거 맞죠? 근데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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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여성 A씨의 사연을 재구성한 것이다. A씨는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나갔다. 


A씨가 말한 환시란 정신의학 용어의 하나로 없는 대상을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이다. 많은 경우가 의식이 약해진 의식 장해 시간에 발생한다. 


A씨는 남자친구를 잃은 충격이 커 환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연은 많은 누리꾼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들은 더이상 남자친구의 눈물을 그만 보기 위해서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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