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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교장실에 쳐들어갔던 서울대생이 교장 선생님에게 배운 한 가지 '교훈'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어느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조카를 보고 과거 자신에게 큰 교훈을 준 교장 선생님을 떠올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너의 결혼식'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삶의 방향성을 잡아 나간다. 


관계한 많은 이들로부터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과 생각을 배우기도 하지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단 한 사람이 주는 감명 깊은 '교훈'일 가능성이 크다.


단 하나라도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갈 교훈 하나를 얻었다면 그 인생은 이미 성공한 것과 같다.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A씨에게는 매우 오래된 이야기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니 1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왜 하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들고 교장실을 찾아갔다"


8살 A씨의 어느 날, 그날 당번이었던 그는 놀이터와 운동장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학생들이 버린 과자 봉지, 사탕 막대는 보이지 않았으나 술병과 담배꽁초가 A씨가 든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웠다. 


A씨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어서는 안 될 쓰레기에 화가 났다. 어린 그는 씩씩대며 그길로 교장실에 뛰쳐 들어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교장실 안에는 머리가 빠질 대로 빠지고 남은 머리마저도 하얗게 서리가 내린 노인이 있었다. 


그는 무슨 일로 교장실까지 찾아왔냐며 A씨를 자리에 앉히더니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음료수를 꺼내 건넸다. 


교장 선생님과 마주 앉은 A씨는 열변을 토했다. 그는 "내가 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담배꽁초를 줍는지 모르겠고, 그 이유는 외부인 통제가 전혀 안 되기 때문이다"고 따졌다. 


당돌하고 조금은 기특해 보이는 초등학생. 다른 사람이었다면 단지 '당돌하고 조금은 기특해 보이는 초등학생' 그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A씨의 의견 하나하나를 수첩에 꼼꼼히 받아적었다. A씨가 그동안 봐왔던 어른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놀이터로 이어지는 작은 골목길에는 저녁이면 닫히는 철문이 생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시그널'


시간은 흐르고 A씨는 대학생이 됐다. 어느덧 조카도 훌쩍 자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어린 녀석을 보니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 교장 선생님이 생각났다.


"나는 저 아이(조카)가 나름의 진지함으로 토해내는 의견들을 수첩에 받아적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일까?"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A씨는 그때 교장 선생님의 태도와 따뜻한 눈빛을 잊지 못했다. 


당신도 기억 속에 잊지 못할 따뜻한 교훈 하나쯤 품고 있었다. 오랜 시간, 선택의 순간마다 흔들리면서 조금은 희미해졌을 뿐이다. 


어린 조카를 바라보는 A씨처럼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교훈 하나 남겨줄 기회가 당신에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