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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전사한 형의 무덤을 현대자동차 직원이 60년 만에 찾아줬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참전용사 형을 찾아준 현대자동차 딜러의 사연이 누리꾼들을 감동케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수많은 상처를 남긴 한국 전쟁, 그 후유증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우리를 고통케 한다.


생사도 모른 채 영영 멀어져 버린 남과 북의 가족과 친구들, 먼 이국땅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수많은 참전 용사들.


그들의 가족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린 날의 생이별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한국 전쟁 당시 캐나다에서 낯선 한국 땅으로 형을 보낸 후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형편 때문에 가 보지 못한 '도널드 엘리엇(Donald Elliott)'씨도 전쟁 후유증 피해자중 하나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는 20살 형의 건강하고 늠름하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형의 이름은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R.D.Elliott)'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포화 속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형의 부고 소식을 들은 동생 엘리엇씨는 마음이 무너져 내렸지만 형편 때문에 한국에 갈수 없는 것은 물론 묘지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흐른 세월이 60년, 흰머리가 성성한 노인이 된 엘리엇씨는 형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러던 지난 2012년, 엘리엇씨는 차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캐나다의 한 현대자동차 판매점에서 한국인 딜러를 만났다.


엘리엇씨는 딜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용기를 내 "혹시 한국인인가요?" 제겐 60년 전에 한국전쟁에 참여한 형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은 그때 20살이었죠"라고 울먹였다.


사연을 들은 현대자동차 딜러는 몹시 안타까워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서울의 각 묘지 홈페이지에 엘리엇 형의 이름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을 검색해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딜러는 며칠 동안 열심히 찾았다. 그러나 결국 엘리엇씨가 차를 찾으러 오는 날까지도 실마리는 풀리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렇게 포기하려던 찰나, 한국인 딜러는 마지막으로 부산유엔기념 공원 사이트에 들어가 찾아봤다.


'로이 더글러스 엘리엇'


기적적으로 이름이 적힌 묘지를 찾았다. 딜러는 해당 사진을 다운받아 인화했고 정성스럽게 액자에 넣어 차를 찾으러 온 동생 엘리엇씨에게 건넸다.


엘리엇씨는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연신 고맙다고 손을 붙잡고 말했다.


인사이트부산유엔기념공원


한국인 딜러는 "당신의 큰 형 덕분에 내가 여기 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며 되려 감사를 표했다.


이 감동적인 사연은 이후 각종 SNS에 퍼지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국가보훈처는 엘리엇씨를 한국에 초청하기도 했다.


엘리엇씨는 기적 같은 일에 "형의 죽음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