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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폐업하고 배달대행 시작한 사장님을 울린 9살 '단골손님'의 마지막 인사

최근 식당을 폐업한 한 남성이 가게를 정리하다 만난 단골손님의 마지막 인사를 듣고 눈물을 쏟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아저씨가 미안해"


자신의 음식을 좋아해 줬던 초등학생 단골 손님에게 A씨는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손님 앞에서 A씨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4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최근 폐업하고 배달 대행 일을 하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자신의 가게를 폐업처리 한 A씨는 배달 대행 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주류업체 직원의 요청을 받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생맥주 기계 등 다양한 제품들 반환을 위해 매장 문을 잠시 열어주세요"


A씨는 결국 오랜만에 가게로 향했고 쌓여있던 먼지를 정리하며 주류업체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열어놓은 가게를 본 손님들은 음식을 먹기 위해 들어왔고 A씨는 사정을 말하며 손님들께 작별 인사를 전했다. 마냥 인사만 전할 수 없다고 생각한 A씨는 근처 슈퍼에 가서 과자와 캔커피 한 박스를 사서 돌아왔다.


이후에도 가게로 오는 손님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약소한 선물을 전했다. 손님들은 가게를 나가며 "사장님 음식 진짜 맛있었습니다. 너무 아쉬워요"라는 말을 인사처럼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손님들의 응원에 울컥한 A씨 앞에 단골손님이었던 남성이 9살 딸과 함께 찾아왔다. A씨에게는 마감 시간을 항상 지나서 오던 이 부녀 손님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딸의 손에 이끌려 가게를 오던 아버님은 손가락이 불편한 상태였고, 9살 딸은 그런 아버지를 살뜰히 챙기며 함께 음식을 먹고 가곤 했다.


앞서 A씨는 부녀의 이런 모습이 보기 좋아 마감 시간이 지났어도 조리기구들을 다시 켜서 음식을 해줬다.


이렇게 자주 찾아줬던 단골이었지만 A씨는 폐업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었고 이 말을 들은 딸 손님은 "아저씨 여기 문을 닫는 거냐"고 물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딸 손님의 말에 A씨는 또다시 울컥했지만 나오는 눈물을 참고 손님에게 과자 1박스를 줬다.


선물을 주며 A씨는 "아저씨가 미안해"라고 말했고 딸 손님은 결국 "감사하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딸 손님의 눈물에 결국 눈물을 흘린 A씨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리에 앉아 아버지 손님과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조심스럽게 부녀 손님의 사연을 물어봤고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사실 손가락이 신경 쓰여 1층 식당을 피했다고. A씨 가게는 2층인데다 늦게 도착해도 항상 반갑게 맞이해 주어서 눈치 보지 않고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고마웠다고 그는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손님은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며 다음에도 음식점을 열면 꼭 연락을 달라는 약속을 남겼다.


점차 시간이 흘러 부녀 손님은 집으로 갈 시간이 됐고 아쉬움을 가득 안고 가게를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딸 손님은 점점 가게와 멀어져가며 "아저씨가 만들어준 피자랑 돈가스가 제일 맛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부녀 손님이 떠나고 A씨는 가게 불을 끄고 한참을 펑펑 울었다. 그는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정말 맛있었습니다'였고 그 말을 한없이 들은 A씨는 자신의 장사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A씨는 글을 마치며 나중에라도 음식점을 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가게를 열면 가장 먼저 그 부녀 손님을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개인 사정상 가게는 폐업을 했지만 A씨가 만든 음식은 가게를 찾았던 고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특히 A씨가 부녀 손님에게 해줬던 음식은 그냥 음식이 아닌 두 사람의 추억, 그 자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