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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방역하더라"…문 대통령 방문에도 아쉬움 토로한 남대문 시장 상인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 뒤 침체됐던 남대문 시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갔지만 상인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황덕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가셨고, 식사도 시장에서 하셨다고요? 좋은 일 좀 있으면 좋겠네요. 시장 소독·방역도 좀 더 해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질병관리본부(질본)와 서울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을 공개한 뒤 침체됐던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은 13일 오후 이렇게 말했다.


13일 오후 찾은 남대문시장의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거리 상점은 대부분 문을 열었으나 각 상가 2층 이상으로 올라가자 군데군데 문을 닫은 점포도 있었다.


상인들은 "오후 늦게 문을 여는 경우도 있으나 중국 등 수출 물량이 크게 떨어져서 일주일 중 하루쯤 쉬는 곳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좀 회복됐느냐'라는 질문에 가판에서 모자를 파는 상점 직원은 "아직 별로…"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12일 시장을 찾아 상인을 격려하고, 국민에게 '일상 속 경제생활' 활성화를 당부했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많은 상인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 상인은 "(시장 내) 음식점 등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거나 잘 안되는 곳이 많다"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한 칼국숫집은 전날까지 임시 휴업을 했다가 이날(13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도 테이블 빈자리는 절반 가까이 됐다.


특히 상인들은 방역·소독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12번 확진자인 중국인 A씨(48)가 지난달 20일 시장을 다녀간 게 이달 2일 알려진 뒤 한국방역협회 등이 시장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일부 상가는 약품을 투여했으나 겉치레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아동복 상가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50대 A씨는 방역에 대해 "지나가면서 문 바깥쪽 손잡이를 닦는 정도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점포가 '안쪽까지 닦아달라'라고 요청하면 조금 더 세심하게 작업을 하긴 했으나 "상징적으로 하는 차원으로 보였다"라는 게 A씨 주장이다.


또 다른 상가에서 인테리어 소품 업체를 운영하는 30대 B씨도 "방역을 건성으로 하고 간 느낌"이라며 "상가 내부 통로에 방역업체 직원이 들어왔으나 큰 통로 위주로만 실시했고, 작은 통로 등은 따로 요청하지 않는 한 그냥 지나쳐 갔다"라고 토로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상인회 측도 방역 미흡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남대문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상가 전체 방역 계획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남대문시장은 아동복 상가와 수입 상가, 종합 상가, 액세서리 상가, 꽃 도매상가 등 30여 개 상가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 방역은 이뤄진 적 없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방역용 기기를 서울시에서 지원해줄 경우 약품을 상인회에서 구입, 시시때때로 방역하려고 시에 (기기 구입을) 요청해 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방역·소독은 자치구인 중구 소관이며, 물품 지원 요청은 통상 공문을 통해 신청받는데 (공문이 온 게)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시장 지원을 총괄하는 부서에서도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