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처음 와 버스 타려고 했는데 정류장에서 안 멈추고 그냥 쌩 지나갔어요"
최근 직장 문제로 경기도로 이사 온 A씨는 버스에 탈 때마다 사투를 벌인다.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기사님 스톱! 여기 타는 사람 있어요! 세워주세요!"
최근 직장 문제로 경기도로 이사 온 A씨는 버스에 탈 때마다 사투를 벌인다.
본래 살던 지역에서는 버스정류장마다 버스가 멈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류소에서 버스기사에게 '무시당하지 않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서 A씨가 터득한 방법은 '버스에 탈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A씨는 "타야 할 버스가 온다면 버스 기사와 눈을 마주치려 애쓰거나 지갑을 꺼내는 등 제스쳐를 취해야 한다. 인도 끝자락에 서서 '내가 이렇게 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도 버스 기사에게 어필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버스가 온다면 무조건 손을 흔들어야 한다. 흔들지 않으면 버스 기사는 안 타는 줄 알고 그냥 지나가 버린다"며 "다른 지역도 정류소 무정차 통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암묵적인 룰'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 번은 손짓하지 않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길래 뛰어가서 겨우 탔더니 버스 기사가 '사람이 거의 없는 시간이나 어두울 때는 손짓 안 하면 타는지 안 타는지 구분이 안 간다'라고 핀잔을 줬다"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버스에 타려면 정류장에 서있기만 하면 안 되고 탄다는 것을 꼭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버스와 기싸움을 해서 이긴 자만이 탈 수 있는 경기도 버스 세계", "경기도 버스는 인도의 끝자락에서 아슬아슬하게 서있어야 태워준다", "평생 이렇게 해와서 다른 지역은 당연히 세워주는 줄도 몰랐다"라고 공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경기도는 잇단 버스 무정차 민원에 정류소 무정차 통과를 예방하기 위한 '시내버스 승차벨' 서비스를 올해부터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승차벨 서비스'는 스마트폰 '경기버스정보' 앱을 통해 정류소 승객이 승차 의사를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경기도는 "시내버스 무정차 통과를 예방하고 안전한 탑승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이젠 버스 기사들이 '승차벨이 울리지 않았다'라는 이유로 정류소에서 무정차 하는 게 당연해지는 것 아니냐",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노인들은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