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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1사단 선임병이 제 입에 '잠자리'를 강제로 넣으며 가혹행위를 했습니다"

한 해병대 병사가 선임에게 인격모독적인 가혹행위를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나라를 지키기 입대한 해병대원이 선임에게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했다.


14일 인사이트는 해병대 1사단에 복무 중인 병사 A씨에게 "선임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라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19일 입대한 뒤 같은 해 10월 1일에 현재 부대로 전입했다. 딱 3일이 지난 뒤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의 도로를 치우러 나갔을 때였다. 간부들은 없고 병사들만 있는 상황에서 A씨는 처음 보는 선임에게 다짜고짜 폭언을 들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너 같은 새끼만 보면 화가 나, 내 밑에 들어왔으면 X나 패서 의가사시켰을 텐데"


"몸무게가 58kg? 말라비틀어져서 여자와 섹X는 할 수 있냐? 시XX마? 하다가 응급실 가는 거 아니냐?"


"너, 서기는 하냐? 섹X 하다가 힘 빠져서 발기 풀리는 거 아니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진짜 사나이'


인격모독적인 폭언에도 A씨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라는 말뿐이었다.


그 선임의 폭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며칠 뒤 어느 날 오전 작업을 하던 중 이 선임은 잠자리 한 마리를 손에 쥐고 오면서 A씨에게 "먹을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다른 선임들에게 교육받은 대로 "먹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 선임은 진짜로 A씨의 입에 잠자리를 넣었다. 그때 A씨의 입에서는 잠자리의 날개와 다리가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모욕감과 좌절감이 그를 괴롭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A씨는 간부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간부에게 말을 했다가는 다른 병사들에게 '기수열외'를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대원들에게 유령 취급을 당한다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사건 후 A씨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잠자리가 입에 들어왔던 게 생각나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는다"면서 "너무 화가 나서 가해 선임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샤워를 하는 중에도 그때 생각이 나 주저앉고는 한다"며 "그때 생각을 잊기 위해 머리를 벽에 쿵쿵 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를 가장 좌절하게 만드는 건 그 선임이 너무도 잘 지낸다는 것이다.


A씨는 "수면제까지 먹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한데 정작 그 선임은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가 그 일을 잊고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다"며 "영창은 처벌 같지도 않은 처벌이니, 부디 영창에서 끝나지 않는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제보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