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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시험 중 힌트 줬다" 제보한 학생 색출 나선 순천의 한 고등학교

한국사 시험 중 불공정 행위 의혹을 받고 있는 전남 순천의 한 고등학교가 이를 제보한 학생을 색출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지정운 기자 = 전남 순천의 한 고등학교가 시민단체의 '시험 불공정' 의혹 제보와 관련해 조사 대신 제보자 색출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순천의 한 고등학교는 지난해 12월말 기말고사 한국사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에게 힌트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사 교사가 시험을 치르기 전 1학년 6~10반 학생에게는 서술형과 객관식 문제의 힌트를 주고, 1~5반 학생에게는 알려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학생들이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조치 없이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전남도 교육청 / 뉴스1


이같은 제보를 받은 시민단체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남도교육청에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도교육청은 '사안이 경미하다'며 학교 측에 사실조사를 하도록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사실조사보다는 제보자 색출에 초점을 맞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에게 나눠 준 설문지에는 '힌트를 준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1~6반 학생에게만 힌트를 줬다는 사실을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 등 제보 경위를 캐거나 '알려준 학생은 어떤 학생이었나'라는 식의 제보자가 누구인지를 묻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사이트설문조사 양식(시민모임 제공) / 뉴스1


또 '답변을 하지 않을 경우 여러분의 문제 제기의 진실성이 의심받게 된다'는 등 압박성 문항과 함께 '전남도교육청이 설문조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설문지에 표기해 논란을 가중시켰다.


시민모임은 "신분이 드러날까 두려워 시민단체에 제보했는데, 오히려 학교가 제보자를 색출하려 들면 신고자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며 "불공정한 시험 등 의혹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피해를 겪도록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전남도교육청의 대응 조치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제보사안에 대한 자체 판단 회의를 거쳐 학교 자체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학교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했지만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고, 이같은 결과를 시민단체에도 통보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