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알포인트'

[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괴담들이 있다.

비행기 사고를 당한 할머니가 초등학생들을 살해한다는 '홍콩할매' 괴담부터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교실이데아'를 거꾸로 재생하면 "피가 모자라"라고 들린다는 괴담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괴담 중 가장 인기를 탔던 유명한 괴담은 바로 '김민지', '김민지 토막살인 사건' 괴담이다.

지금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많은 초등학생들이 돈을 버리고 잠을 못 자는 등 많은 충격을 줬던 괴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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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괴담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 사장의 딸인 김민지 양이 괴한에게 납치된 뒤 토막 살해를 당했고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딸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조폐공사 사장은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각종 화폐에 딸의 이름과 흔적을 새겨 넣었다.

그래서 각 화폐를 자세히 살펴보면 김민지 양의 흔적을 하나하나 찾을 수 있다는 것.

괴담에 따르면 먼저 가장 낮은 가치의 화폐인 10원 동전엔 다보탑이 새겨져 있는데 그 밑면을 보면 조형물 속에 '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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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50원 동전에는 벼가 새겨져 있는데 벼 잎의 모양이 범행 당시 쓰였던 흉기인 낫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있으며 벼의 개수가 김민지 양의 나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가 그려져있는 100원의 경우 거꾸로 돌려보면 수염 부분이 사지가 잘린 몸통처럼 보인다.

500원 동전은 학의 다리가 마치 납치되어 손이 묶인 김민지 양의 팔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며 1,000원 지폐는 투호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min'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5,000원 지폐에는 도산서원 입구 부분에 김민지 양의 무덤 비석이 그려져 있으며 10,000원 지폐에는 '지(知)'라는 한자가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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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른 '김민지' 괴담은 전국에 급속도로 퍼졌으며 순진한 초등학생들은 당시 괴담을 완벽하게 믿으며 돈을 만지려고 하지도 않았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파급력이 강해 괴담이 계속해서 퍼지자 조폐공사가 직접 나서 "근거는 없는 낭설"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1,000원 지폐에 새겨진 'min'이라는 글자는 천원권 요판 조각 제작자였던 민병휘 씨가 자신의 성인 '민(min)'을 표식으로 넣은 것이다.

다양한 도시괴담은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괴담은 맹신하기보다 가볍게 웃어넘기는 유머로 생각하는 게 좋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소녀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