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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선수들 보호하려 심판에 항의했다가 퇴장당해도 선수 걱정만 한 박항서 감독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동남아시아의 정상에 선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베트남의 U-22(22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엄청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퇴장을 불사하면서까지 선수단을 보호했다. 아찔한 파울에도 휘슬을 불지 않는 주심에게 끝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와의 동남아시안(SEA) 게임의 결승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따냈다.


베트남이 SEA 게임 사상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959년 월남(South Vietnam)이 이 대회의 초대 우승을 이룬 바 있지만, 분단이 돼 있던 시기라 현지에선 우승을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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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우승의 최대 공로는 박항서 감독에게 있다. 그는 경기가 다소 거칠어지는 양상을 보이자, 주심에게 여러 차례 거센 항의를 표했다.


특히 후반 32분에는 인도네시아의 하이 오스발도가 베트남의 응우옌 트룽 호앙에게 거칠게 몸싸움하자 폭발한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주심에게는 날카로운 판단을 요청하면서도 상대 선수단에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선수단의 사기를 진작하려고 일부러 더 과한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의 항의에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그는 결국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그러나 한 차례 위기에도 박항서의 베트남은 무너지지 않았다.


인사이트SBS Sports


'아버지' 박항서 감독의 희생을 지켜본 베트남은 끝까지 승리를 지켜내는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지에서는 선수단과 그의 끈끈한 유대를 가리켜 '아버지와 아들', '병아리와 닭' 등의 표현이 잇달아 나왔다. 모두 박항서 감독의 엄청난 리더십을 칭찬하는 반응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이날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이 순간 매우 기쁘고 이 기쁨을 즐거워하는 모든 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