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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오늘(7일), 서해 앞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다"

12년 전인 2007년 12월 7일 크레인선과 유조선이 충돌해 원유 1,254만 리터가 바다로 쏟아지자 국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만리포 해수욕장은 서해 3대 해수욕장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는 곳이다. 


12년 전인 2007년 12월 7일, 이 아름다운 곳에서 크레인선 삼성 1호와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가 충돌했다. 


약 1,254만 리터의 원유가 바다로 쏟아져 내렸다.


이 기름은 조류와 바람을 따라 군산, 목포, 제주도 근해까지 퍼져나갔고 태안을 비롯한 서산 인근의 양식장에서는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태안 군민들은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절망스러운 순간이었다. 


인사이트NASA Earth Observatory


인사이트wikipedia


이때 그들에게 손을 내민 사람들은 전국에서 모여든 시민이었다. 검게 물든 태안 앞바다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손을 맞잡고 온 부부부터 수능이 끝난 학생, 군인, 아파트 부녀회 등 많은 시민들이 자처해서 태안 앞바다로 향했다. 


태안 지역 중·고등 학생들은 자신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 수학여행·졸업여행을 반납하고 기름 닦기에 나섰다.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 앞에서는 나이도, 성별도 중요하지 않았다. 


인사이트뉴스1


이렇게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연간 94만 4천 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파도에 밀려 해안가를 덮친 기름을 흡착포로 하나하나 닦아냈다. 준비한 흡착포가 부족하면 헌 옷을 가져와 닦았다. 


애초 회복하는 데까지 100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다르게 태안 앞바다는 빠르게 회복됐다.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기적'이었다. 지난 2016년부터는 돌고래 일종인 '상괭이' 무리가 나타나 이 기적에 행복의 미소를 더했다. 


인사이트국립공원관리공단


인사이트


인사이트뉴스1


박동규 시인은 당시 태안 앞바다로 향한 국민의 모습을 시 '누가 검은 바다를 손잡고 마주 서서 생명을 살렸는가'에 담았다. 


"살을 에는 찬 바람, 흔들리는 눈보라 앞에 손에 손잡고 검은 기름을 온몸으로 밀어냈다"


그의 표현대로 최악의 인재(人災)인 이 사고에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힘은 대단했다. 


사고가 났던 태안 앞바다는 지금 아름답고 평화로운 바다의 모습을 되찾아 수많은 관광객에게 행복을 전하는 곳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