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러면 엄마한테 돈 못 받아"···6살짜리 아이에게 갑질 당하고 과외까지 잘린 고대생
한 여대생이 6살 학생을 맡아 과외선생으로 가르치면서 겪었던 사연이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왔다.
[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선생님, 공부하라 강요하는 거 우리 엄마도 안 좋아해. 그리고 계속 이러면 이제 돈 못 받아 우리 엄마한테"
이 말은 6살 학생을 가르치면서 사연자 A씨가 자주 듣던 말이다. 하지만 이런 괄시에도 A씨는 과외를 멈출 수 없었다.
하루에 1시간 30분씩, 일주일에 5번 이뤄지는 과외를 해야 생활비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힘들고 견디기 어려웠지만, A씨는 꿋꿋이 버텼다.
이따금 어머니와 동생을 챙겨줄 때면 이 모든 노력이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달렸기 때문일까. A씨는 문득 지치기 시작했다. "너한테 주는 3만원이 아깝다"며 책임감을 운운해 과외를 그만두라는 학부모의 말에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학부모가 그만 두라는 이유는 간단했다. A씨가 학교 시험 기간 때문에 과외 스케줄 조정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카툰 단어장을 직접 만들고, 조금이라도 집중시키기 위해 그림까지 그렸던 모든 노력은 단 한마디로 사라졌다.
너무 슬퍼 어머니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연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다.
A씨는 "나 엄마한테는 과외 잘린 거 말 안 할 거야"라며 "이번 기말고사 열심히 준비해서, 과외 하나 더 구해서 열심히 살게"라고 했다.
이어 "살아야지, 그렇지? 그래도 살아야지"라고 말하며 글을 마쳤다.
이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을 축약한 것이다. 한 여대생의 힘든 심정이 여과 없이 녹아든 글에 누리꾼들은 응원의 목소리와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한 누리꾼은 "힘내세요,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도 안 잡히다"며 "마음 아파하지 말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꼭 좋은 일 있을 거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3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밝힌 대학생 알바 현황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5명 이상은 방학과 학기 구분 없이 '항상'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대답했다.
아르바이트하는 이들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 일한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방학 때면 하루 평균 8시간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